【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6)가 미·이스라엘 공습 이후 사망한 것으로 이란 국영 TV가 28일(현지시간) 확인했다. 1989년 이후 37년간 이란 이슬람공화국을 이끌어온 절대 권력자의 퇴장은 중동 질서를 뒤흔들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7일간의 공휴일과 40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하며 "순교에 대한 보복"을 천명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제거 작전을 "응징이자 해방"으로 규정했다. 그는 "하메네이는 역사상 가장 사악한 인물 중 하나였다"며 "이란 국민이 나라를 되찾을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번 작전은 미국이 이란 지도부를 직접 겨냥한 사실상의 '참수(decapitation) 전략'으로 해석된다. 위성사진에는 테헤란 내 최고지도자 관저가 광범위하게 파괴된 모습이 포착됐다. 이스라엘군은 1차 공습에서 이란 국방부 고위 인사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하고 정밀한 폭격이 중동의 평화를 달성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추가 공습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메네이는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권력 핵심으로 부상해 36년 넘게 최고지도자 자리를 지켜왔다. 핵·미사일 정책, 대미 전략의 최종 결정권자였다. 그의 사망은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지 중 하나인 중동의 9300만 인구 국가에 권력 공백을 남긴다.
헌법상 최고지도자는 전문가회의가 선출하지만, 실제 권력 향방은 혁명수비대(IRGC)와 성직자 엘리트 간 힘의 균형에 달려 있다. 내부 권력투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텔아비브 인근에 미사일이 떨어져 최소 1명이 사망했다. 이는 이번 충돌 이후 첫 이스라엘 측 사망자다. 이란 당국에 따르면 미나브의 한 학교에 대한 공격으로 118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은 "향후 수일간 수천 개 목표물을 타격할 것"이라며 추가 공세를 예고했다. 중동 전역으로 분쟁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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