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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기본소득' 지방채 발행 막힌 충북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1 18:09

수정 2026.03.01 18:09

옥천군 시범사업 좌초 가능성
행안부 "재원 미리 마련했어야"
일부 광역자치단체가 '농어촌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한 지방채 발행 가능 여부를 정부에 물었지만, 정부는 이에 '발행 불가' 판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도청은 3월 중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할 예정인데, 지방채 발행이 불가능해지면서 재원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악의 경우 충북 옥천군에서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 충북도청·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충북도청은 행정안전부에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 진행을 위한 지방채 발행 가능 여부'를 질의한 결과, '발행 불가' 회신을 받았다.

충북도청은 지방재정법 제11조 1항 3조 '천재지변이나 그 밖의 사전에 예측할 수 없었던 긴급한 재정수요에 대한 경비의 충당'을 적용해 지방채를 발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행안부는 '사전 예측 불가능한 긴급재정 수요로 보기 어렵다'며 지방채를 발행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은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지역의 모든 주민에게 올해부터 2년간 매달 15만원(연간 180만원)을 지역상품권으로 주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충북 옥천군을 비롯해, 경기 연천군, 강원 정선군, 충남 청양군, 전북 순창·장수군, 전남 신안·곡성군, 경북 영양군, 경남 남해군 등 10개 지역에서 시행 중이다. 전국에 약 1조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

충북 옥천군 한 지역으로 좁히면, 총 1744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중 40%(698억원)를 국비로 부담하는 한편, 충북이 30%(523억원), 옥천군이 30%(523억원)씩 부담해야 한다. 공모 당시 도비 비율은 18%였는데, 최종 30%로 확정됐다.

충북도는 2026년도 예산 편성을 완료한 이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지역으로 선정된 만큼,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본래 사업의 도청 재원 부담 비율이 기존 18%에서 30%로 상향되면서 재정 확보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한다.

행안부가 충북도의 지방채 발행을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충북도는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관련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추경 편성 없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 예산을 이·전용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복지 예산 등 도민들을 위한 사업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도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지방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시범 사업 자체가 좌초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는 해당 사업이 충분히 예측 가능한 범주에 있었던 만큼 재원을 미리 마련했어야 했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매달 일정액이 나가는 만큼 긴급한 재정 수요라고 볼 수 없다"며 "공모 사업이었기 때문에 사전 예측도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6년도 예산을 편성할 때 반영하거나, 재원 구조조정을 통해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