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대신 성능" 선호도 변화
'서클 투 서치’ 등 AI 기능 인기
삼성전자, 동남아 점유율 선두로
印시장서도 매출 12% 성장 눈길
샤오미·비보 등 저가폰 공세 주춤
'서클 투 서치’ 등 AI 기능 인기
삼성전자, 동남아 점유율 선두로
印시장서도 매출 12% 성장 눈길
샤오미·비보 등 저가폰 공세 주춤
#2. 고등학생 때까지는 가격 때문에 오포에서 나온 스마트폰을 썼어요. 대학에 입학하니 다들 갤럭시 아니면 아이폰을 쓰고 있더라구요. 저는 삼성의 '서클 투 서치' 기능이 유용해 보여 대학 입학과 동시에 갤럭시폰을 구매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 거주 대학교 1학년생 꾸엣씨)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 최근 동남아시아와 인도 시장에서 스마트폰 수요가 가격 중심의 저가 폰에서 성능 중심의 프리미엄 폰으로 이동하면서 삼성, 애플 등 프리미엄 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반면 이들 지역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시장 잠식에 나섰던 샤오미·비보·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확장세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그동안 초저가 제품 위주의 소비가 이뤄졌지만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는 AI 기능이 스마트폰에 탑재되면서 최근 들어 삼성, 애플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 프리미엄 시장 열리는 인도
1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인도 규제당국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FY25) 인도에서 상위 9개 중국 전자기업의 합산 매출은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전년도 42% 급성장과 대비되는 수치다. 인도 경제매체 '이코노믹 타임즈'는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가 인도에서 매출 감소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최근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2만루피(약 31만원) 미만 제품의 금액 기준 점유율은 2023년 38%에서 2025년 29%로 하락했다. 반면 4만5000루피(약 71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금액 비중은 같은 기간 36%에서 47%로 확대됐다. 소비자들이 저가 제품에서 고가 모델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는 애플과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애플의 2025 회계년도 인도 매출은 18% 증가했고, 삼성전자 역시 12% 성장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메인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 시리즈의 출하 비중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오포 인도 법인의 매출은 38% 감소했다. 오포 외에도 중국 브랜드의 합산 금액 기준 점유율은 2023년 54%에서 2025년 48%로 낮아졌다. 다만 출하량 기준으로는 △비보(22%) △삼성전자(15%) △오포(13%) △리얼미(10%) △샤오미(8%) 등을 기록하며 여전한 강세를 보였다.
■'AI 열광' 동남아…삼성, 1위 탈환
지난해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1위 자리를 중국 오포에 내준 삼성전자는 올해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18%의 점유율로 선두에 올랐다. 전년 대비 1%p 상승한 수치로 출하량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5% 증가한 1790만대였다.
삼성전자의 1위 탈환에는 보급형 대표 모델인 갤럭시 A 시리즈의 역할이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 A36과 A56은 보급형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AI 플랫폼인 '어썸 인텔리전스'를 탑재, 중국 경쟁사의 중저가 제품 대비 압도적인 AI 기술이 강점이다. 하반기 출시된 갤럭시 A17도 갤럭시 S시리즈의 핵심 기능인 서클 투 서치 등 AI 기능을 일부 지원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中 저가공세 이제 한계 부딪히나
업계에서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저가 공세에 밀려왔던 삼성전자가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이왕이면 더 나은 제품을 사자"는 인식이 확산됐고, 프리미엄 모델을 선택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칩 가격 상승과 미국 정부의 최근 정책 기조까지 겹치며 삼성전자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D램 등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세트(완제품)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진 점도 변수다. 자체 반도체 생산 역량을 갖춘 삼성전자와 달리, 칩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중국 업체들은 원가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 위축은 저가 전략에 의존해온 업체들에 더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미국 국무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산 저가폰 확산을 견제하기 위해 최대 2억달러를 투입하는 '엣지 AI 패키지'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급망 변수도 더해졌다. 미국은 경제 안보 동맹 '팍스 실리카' 참여국 소재 스마트폰 제조사에 우선권을 부여할 방침으로, 업계에선 삼성전자 역시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rejune1112@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