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질주에 기업 법인세도 껑충
내수는 칼바람 온기 골고루 퍼지게
내수는 칼바람 온기 골고루 퍼지게
반도체의 폭풍 질주는 지난달에도 거침이 없었다. 반도체만 251억달러를 수출했으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60% 급증한 수치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투자는 주춤해질 조짐이 없다. 수요 증가세는 여전히 가파르고 덩달아 메모리 가격이 급등했다. 범용 D램 제품인 DDR4 8Gb 가격은 1년 새 863% 폭등했고, 낸드 128Gb도 450% 넘게 올랐다. 수요와 가격이 동시에 뛰면서 수출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계속된 반도체 질주에 정부 세수형편이 나아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지난해 거둬들인 법인세만 8조5000억원에 이른다. 전년 대비 5배 넘게 증가한 규모다. 삼성전자가 1.7배 증가한 2조8000억원, SK하이닉스는 19배나 많은 5조6000억원을 납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각각 43조원, 47조원이 넘는다. 올해는 두 기업에 대한 연간 영업이익이 나란히 200조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이럴 경우 올해 두 기업의 법인세는 지난해 대비 2~3배 많아질 수 있다. 기업이 살아나면 수출, 성장은 물론이고 정부 곳간까지 채워준다. 기업이 전방위로 뛸 수 있는 환경이 이런 점에서도 중요하다.
반도체 초호황에 수출이 훨훨 날았지만 반도체를 빼면 현실은 냉랭하다는 사실도 주시해야 한다. 2월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반도체와 전자제품 5개 품목을 제외한 10개 품목은 일제히 마이너스였다.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이 줄줄이 뒷걸음질쳤다. 요동치는 중동정세,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는 대미 관세, 중국발 공급과잉 등 악재가 곳곳에 있다.
여전히 온기를 찾지 못하는 내수도 문제다.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자영업, 소상공인의 고단한 처지가 심상치 않다. 음식업, 임대업은 2년 가까이 줄폐업 상태다. 지난해 정부 쿠폰으로 소매판매가 반등하는 듯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음식업 사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 가까이 줄어 21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자영업,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신용불량자 규모도 7년 만에 최대다.
반도체로 수출, 증시에 훈풍이 부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반도체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 제2, 제3의 반도체를 키워야 하고 산업 전반의 체력이 강해져야 한다. 내수를 살리는 것도 시급하다. 재정 확대에 기대기보다 경제체질 개선에 더 노력해야 한다. K자형 양극화 개선이 시급한 과제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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