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원유값이 최대 120달러까지 오르며 최악의 경우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약 3%의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일 NHK에 따르면 쓰가노 유키 일본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약 50달러 상승해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일(현지시간) 오후 6시 49분 현재 WTI 선물은 전거래일 대비 7.95% 오른 배럴당 72.3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8.43% 상승한 배럴당 79.0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쓰가노 연구원은 "일본은 원유 수입을 중동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경제적 영향이 크다"며 중동으로부터의 화석연료 수입이 전면 중단되는 최악의 경우 일본 GDP가 약 3%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석유 비축분이 있어 즉각적인 부족 사태는 피할 수 있지만 원유 수입이 끊기면 휘발유·경유 등을 정제하는 생산 활동이 중단될 수 있고 운송업과 서비스업 등 연료를 소비하는 산업 전반에 영향이 확산돼 GDP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쿠타 도모유키 미쓰비시UFJ리서치앤컨설팅 주임연구원 역시 "일정 수준의 석유 비축분이 있기 때문에 단기간이라면 영향이 억제될 수 있지만 장기간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휘발유·경유·등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에도 파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더 나아가 농업과 어업 비용이 올라 신선식품 가격에도 영향이 미칠 우려가 있으며 에너지 공급이 중단되면 기업의 생산과 운송 활동에도 차질이 발생해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유가격 전망과 관련해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을 공격했을 당시에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달러 이상 상승했다"며 "이번에는 최고지도자 사망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20달러 이상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원유가격이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일본의 원유 수입액은 약 1조3000억엔 증가한다. 그는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고물가 대책 효과를 무력화할 수 있는 충격이 될 수 있으며 세계 물가 역시 수십 bp(1bp=0.01%p) 끌어올리며 고물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요시다 사토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 상품 애널리스트 역시 "물가상승이 뚜렷해질 경우 현재 논의 중인 물가 대책이나 금융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또한 중동산 원유를 많이 수입하는 아시아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통행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선박 운항 정보업체 머린트래픽의 모회사 케이플러 소속 디미트리스 암파치디스 고위 리스크·컴플라이언스 분석가를 인용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밤 기준 호르무즈해협 통행 선박이 평소 대비 약 70%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기존 통행량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타스님 통신은 지난 1일 오전 2시께 "선박 통항이 중단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북쪽으로 이란, 남쪽으로 오만을 두고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전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20~30%가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통행 위축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유가와 LNG 가격, 해상 운임 전반에 연쇄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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