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대통령 물가 발언에 빵값 내리는데… 버거는 줄줄이 인상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2 18:14

수정 2026.03.02 18:13

베이커리업계 "물가안정 동참"
파리바게뜨 제품 11종 가격 인하
뚜레쥬르도 평균 8.2% 가격 낮춰
"원재료·인건비 상승 등 부담"
버거업계는 주요 제품 가격 올려
정부 설탕부담금 도입 물가 변수로
대통령 물가 발언에 빵값 내리는데… 버거는 줄줄이 인상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민생 물가와 관련한 강경 발언을 이어가면서 식품·프랜차이즈 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하 행렬에 나서는 등 백기를 들고 있다. 다만, 버거 업계는 원재료비와 물류비 상승,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이 제안한 설탕부담금 도입 여부가 향후 식품 물가의 또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李 발언 후 빵·케이크 '줄줄이 인하'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담합 조사를 받는 제당·제분사가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5%가량 인하한 이후 전방산업인 제과업체가 빵·케이크 가격을 일제히 내리고 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설탕값 인하를 언급하면서 "설탕을 쓰는 상품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해서 소비자는 혜택도 못 받고 공정위가 열심히 한 결과물을 업체들이 독식하게 하면 안된다"고 언급한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오는 13일부터 빵과 케이크 등 제품 11종의 가격을 낮춘다. 우선 파리바게뜨가 판매하는 빵류 중 6종의 가격을 100~1000원까지 가격을 인하한다. 단팥빵은 1600원에서 1500원으로, 프렌치 붓세는 2500원에서 1500원으로 내린다. 또 헌트릭스 골든 케이크는 3만9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소다팝 케이크는 3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소비자 부담을 덜고 물가 안정에 동참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는 이달 중 1000원짜리 크루아상을 비롯해 가성비 제품들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오는 12일부터 빵과 케이크 등 총 17종 제품을 평균 8.2% 인하한다. 인기 상품인 '단팥빵'과 '마구마구 밤식빵' 등 빵류 16종의 권장소비자가격이 100~1100원까지 내려간다. 인기 캐릭터 케이크 '랏소 베리굿데이'도 1만9000원으로 1만원 싸진다.

삼립도 제품 가격 인하를 검토 중이다. CJ제일제당은 밀가루 제품 가격을 평균 5% 추가 인하하기로 했다. 지난 1월 업소용 밀가루와 2월 소비자용 밀가루 가격을 각각 평균 4%, 5.5% 내린 데 이은 후속 조치다.

■버거는 인상…설탕부담금, 물가 변수

반면, 일부 버거 업체들은 원자료값과 물류비·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이달부터 43개 품목(단품 기준)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24년 10월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단품 기준 싸이패티 버거류는 300원, 빅싸이순살 치킨은 1000원, 탄산음료는 300원 오른다. 다만, 닭가슴살·불고기·비프패티 버거와 뼈 치킨, 감자튀김·치즈볼 등 55개 품목은 가격을 유지한다. 앞서, 버거킹과 한국맥도날드도 가격을 인상했다.

이 대통령이 제안한 설탕부담금은 향후 물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설탕은 소금과 마찬가지로 소비를 완전히 줄이기 어려운 재료인 만큼 부담금이 실제로 부과될 경우 가격 전가를 통해 식품 물가 전반을 자극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설탕부담금 도입 논의가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식품업계와 소비자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히며 번번이 무산된 이유다.


설탕부담금은 당류가 많이 들어간 식품에 부과하는 부담금을 말한다. 비만과 당뇨 등 대사 질환이 늘면서 국민 건강 증진과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도입이 논의 중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재원이 어디에 쓰이느냐보다 이 제도가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는 걸 가장 우려한다"며 "설탕부담금이 세수 확대 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하고, 제도 시행 이후 가격 변동은 없는지 상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