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가 원유·석유제품 208일분을 비축하고 있다며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태의 전개 양상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가동해 24시간 점검 체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 상황점검 긴급 관계부처회의 브리핑에서 "충분한 국내 비축유 물량 등을 감안할 때 수급 위기 대응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가동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 1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 주재로 관계기관합동 긴급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국제에너지반 △경제상황·공급망반 △금융시장반으로 구성된 합동 비상대응반을 가동했다. 2일에는 총리 주재 긴급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통해 에너지·금융시장 동향과 공급망 상황을 종합 점검했다.
국제 유가는 이날 개장 직후 급등했다가 장중 상승폭이 일부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17시45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2.5달러, 브렌트유는 79.4달러로 집계됐다. 장 초반 각각 75달러, 81.6달러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줄어든 수준이다.
정부는 이를 두고 "리스크 프리미엄의 확대로 국제유가가 상승했으나 개장 직후에 비해서는 상승 폭이 축소됐고, 주식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인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LNG 수급에 대해서도 "중동산 LNG는 카타르 물량이 중심인데, 전체 LNG 도입 물량 중 중동산 비중은 20% 수준으로 낮아진 상황"이라며 "3월부터는 계절적으로 가스 수요가 감소하는 시기에 진입하는 만큼 도입선 다변화와 비축 물량을 감안하면 수급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 급등과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유사한 상황에서 단기적 영향에 그치고 바로 안정세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사태가 어느 정도로 장기화될지는 가변적 요인이 많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수급과 관련해서 명확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원유와 석유제품은 208일분을 비축하고 있어 장기화에 대해서도 대비가 확실히 돼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가 나타났다. 달러와 스위스 프랑은 강세를 보인 반면 위안화·엔화·대만달러 등 아시아 통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상승하는 등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금리는 2bp 상승했고 일본 국채금리는 3bp 하락했다.
이 차관은 "금융시장은 외부 충격이 오면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번 사태가 얼마나 장기화되느냐에 따라 영향의 정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상황을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매일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상황 조치가 있다면 조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저녁 미국·유럽 시장 동향을 추가로 점검한 뒤 3일 오전 국내 시장 개장 전 다시 관계부처 합동 점검회의를 열어 대응 상황을 재점검할 계획이다.
이 차관은 "국민 여러분께서는 과도한 우려는 하지 마시고, 평상시대로 경제 활동을 영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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