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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박찬호' 공백 해답은 나와있다… 오키나와 가른 윤도현의 3점포, KIA의 가장 무서운 'IF'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3 10:00

수정 2026.03.03 10:00

오키나와 가른 쐐기 3점포… '최형우·박찬호' 또 다른 대안 등장
1번 타율 0.299에 좌투수 킬러… '리드오프' 최적의 카드
수백 개 펑고와 지명타자 구상… 이범호 감독의 '특급 프로젝트'
'건강한' 김도영과 '터진' 윤도현… 2026 KIA가 꿈꾸는 최상의 'IF'

윤도현이 삼성과의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쐐기 3점 홈런을 터트렸다.KIA 타이거즈 제공
윤도현이 삼성과의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쐐기 3점 홈런을 터트렸다.KIA 타이거즈 제공

[파이낸셜뉴스] 2026시즌을 앞둔 KIA 타이거즈를 향한 세간의 평가는 냉혹했다.

'해결사' 최형우와 '리드오프' 박찬호가 동시에 팀을 떠났다. 투타의 기둥이자 내야의 사령관이 빠져나간 공백은 도저히 메울 수 없는 크레바스처럼 보였다. 하위권 추락은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하지만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들려오는 파열음은 전문가들의 비관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KIA가 4년을 공들여 품어온 '미완의 대기', 내야수 윤도현이 서 있다.

윤도현.KIA 타이거즈 제공
윤도현.KIA 타이거즈 제공

지난 2일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8-3 승). KIA가 4-3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8회, 두 명의 주자를 두고 타석에 들어선 윤도현은 상대 투수 정재훈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시원하게 넘기는 쐐기 3점 아치를 그렸다.

누군가는 '단순한 연습경기 홈런 하나'라며 의미를 축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한 방은 단순히 점수 차를 벌린 것을 넘어, KIA 타선의 막힌 혈을 뚫어줄 '마스터키'의 등장을 알리는 축포와도 같았다.

김포공항에서 만난 윤도현.사진=전상일 기자
김포공항에서 만난 윤도현.사진=전상일 기자

현재 KIA 타선에서 윤도현은 '천재' 김도영을 제외하면 가장 확실한 잠재력을 증명한 영건이다.

특히 박찬호가 떠난 '리드오프' 자리의 가장 완벽한 대안에 가깝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윤도현은 1번 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 0.299, 4홈런을 기록하며 밥상을 차리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여기에 좌투수를 상대로는 무려 0.382의 맹타를 휘두르는 '좌투수 킬러'의 면모까지 갖췄다. 출루율과 장타력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현대 야구가 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1번 타자원이다.

KIA가 4년 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라는 높은 순위로 그를 지명한 것도 바로 지금과 같은 세대교체의 순간을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그동안 잦은 부상이라는 꼬리표가 그의 발목을 잡았지만, 이제는 알을 깨고 나와야 할 완벽한 타이밍이 도래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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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감독 역시 윤도현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캠프에서 매일 수백 개의 펑고를 직접 치며 2루수 김선빈과 1루수 오선우의 백업 요원으로 수비력을 담금질하고 있다. 말이 백업요원이지 수비가 안정된다면 주전 2루수 1순위 후보는 당연히 윤도현이다.

수비만 안정된다면, 어떻게든 타석에 세워 그의 타격 재능을 만개시키겠다는 사령탑의 굳은 의지다.

이 감독은 김포공항 출국 당시 외부의 하위권 전망에 대해 전면 부정했다. "내가 처음 부임했을 때도 전망은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야구는 모른다. 누가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것이 야구다." 사령탑의 말대로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KIA 타이거즈 윤도현의 수비 모습.뉴스1
KIA 타이거즈 윤도현의 수비 모습.뉴스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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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KIA에는 기분 좋은 'IF(만약)'들이 도미노처럼 세워져 있다. 새 외국인 타자 제리드 데일과 해럴드 카스트로가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고, 나성범은 건강하다. 무엇보다 동기생 김도영이 WBC 무대에서 홈런과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선보이며 100% 완벽한 몸 상태를 증명했다.

이제 타선에서 남은 퍼즐은 윤도현 하나다. 김도영이 유격수로, 윤도현이 2루수로 나서는 '꿈의 80억 키스톤 콤비'가 현실이 되고, 윤도현이 리드오프 자리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킨다면?
타 팀 마운드에게 2026시즌 KIA 타선은 결코 피하고 싶은 '지뢰밭' 그 자체가 될 것이다.
윤도현의 방망이에 호랑이 군단의 2026년 명운이 걸려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