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연초 은행권의 자금이 6000포인트(P)를 넘은 주식 시장으로 옮겨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3개월 연속 감소하는 한편, 주식시장으로 언제든 옮겨갈 수 있는 '투자 대기성 자금'도 한 달 새 폭증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 4257억 원이다.
지난달 말 766조 1962억 원 대비 7705억 원 줄어든 것으로, 12월(-4563억 원), 1월(-1조 4819억 원)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다.
가계대출 잔액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건, 지난 2023년 2~4월 이후 34개월 만에 처음이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여파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역시 감소했다. 가계대출 총량은 통상 매년 2월 말 결정되나, 올해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대한 '관행적 대출 연장' 지적으로, 금융당국이 이에 대한 대책을 준비하며 발표가 소폭 늦춰지고 있다.
통상 은행권은 총량 목표치가 정해져야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는데,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대출 한파가 올해는 3월까지 지속된 셈이다.
지난달 26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10조 775억 원으로, 지난달 말(610조 5049억 원) 대비 4274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12월(-1조 1032억 원) 이후 2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주담대 잔액이 2개월 연속 감소한 건 2023년 3~4월 이후 34개월 만에 처음이다.
연말정산, 설 상여금 등이 지급되며 신용대출 잔액 역시 감소 추세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 4954억 원으로, 지난달 말(104조 7700억 원) 대비 2745억 원 감소했다. 12월(-5961억 원), 1월(-1985억 원)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다.
눈에 띄는 건 '투자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30조 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0%대로 이자가 거의 없어 은행 입장에선 적은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는 '핵심 예금'이다.
통상 연말 연초에 정기예금 만기가 집중돼 요구불예금이 늘어난다.
지난 26일 기준 5대 은행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83조 9460억 원으로, 전달(651조 5379억 원) 대비 32조 4081억 원 늘었다.
이를 두고 예·적금 재예치가 아닌, 국내 증시로 눈을 돌리는 '머니 무브'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계대출 잔액까지 감소 추세로, 부동산에서 증시로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 3684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이달 들어 요구불예금이 늘어난 건 2월 중 기업이 직원들에게 상여금 지급, 주주 배당금 지급 등 자금을 예치해 놓은 영향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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