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 인터뷰서 "단종 역 박지훈 더미 제작"
[파이낸셜뉴스] 지난 2월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가 9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장항준 감독이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왕사남’은 개봉 27일째인 2일 누적 관객 수 9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사극 최초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왕의 남자’(50일), ‘광해, 왕이 된 남자’(31일)보다 빠른 속도다.
‘왕과 사는 남자’는 지난 삼일절(1일) 하루 관객수 81만7205명을 기록하며 개봉 이후 최다 일일 관객 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2월 17일 설 연휴 기간 일일 관객수(66만1442명)를 뛰어넘은 수치로, 관객들의 입소문이 흥행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장 감독, 단종 시신 더미 "물에 가라앉지 않았죠"
장 감독은 앞서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영화 후반부 이홍위(단종)의 시신이 동강에 떠내려가는 장면에 대해 “박지훈 배우 몸무게와 동일한 더미를 제작했다”며 “영화 속 시신은 더미”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물에 가라앉지 않더라. 가라앉는 무게를 계산해 제작했는데도 떠올라 무게를 추가했다. 스릴러 영화에서 사체에 돌을 매다는 것처럼 했는데도 쉽지 않았다”며 “희한한 경험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실제로 단종의 시신을 동강에 버렸다고 전해진다. 시신을 건지면 3대를 멸한다는 말이 있지 않았나. 그렇다면 십여 일 동안 많은 사람이 그 장면을 봤을 것”이라며 “촬영하면서도 왜 가라앉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엄흥도는 그런 단종의 시신을 몰래 수습한 인물로 전해진다. 단종의 장례를 비밀리에 치른 그는 신분을 숨기고 영월 일대에서 은거 생활을 했다고 전해진다. 세월이 흐른 뒤 숙종 대 단종이 복권되고, 충절이 재조명됐다.
강가 포스터 속 단종 모습, 유해진 아이디어로 추가 촬영한 장면
3일 공개된 강가 포스터는 극 중 이홍위(박지훈 분)의 아련한 모습을 담아 깊은 울림을 전한다. 왕위에서 쫓겨나 청령포로 유배된 이홍위가 강가에 홀로 앉아 물장난을 하는 장면을 담았다.
이 장면은 엄흥도 역의 유해진의 아이디어로, 시나리오에 없던 내용을 추가해 촬영한 것이다. 영화 스태프 중 한 명이 박지훈이 강가에서 혼자 노는 모습을 촬영해 SNS에 올렸고, 이를 우연히 본 유해진이 “실제 이홍위도 그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떠올리며 장면을 제안한 것이다.
유해진은 “이홍위가 유배지 강가에서 물장난을 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 엄흥도의 마음은 아들을 바라보는 심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자유롭게 뛰놀 나이에 유배지에 있다는 사실이 안쓰러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지훈 역시 “강가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장면은 해진 선배님의 제안으로 생겼다”며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을 나이에 유배지에서 혼자 물장난을 치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 고민했다. 단종의 마음을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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