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차세대 반도체 연합체' 라피더스가 캐논으로부터 이미지 처리용 반도체 생산을 수주한다. 일본 대기업이 라피더스 고객으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개발비 일부를 지원하는 등 라피더스의 고객 확보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라피더스와 캐논은 이미지 처리용 2나노(㎚·10억분의 1m) 반도체를 함께 개발하고 시제품을 홋카이도 지토세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캐논은 공동 개발 업무를 하고 있는 미국 최대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 '시노프시스'를 통해 생산을 위탁할 예정이다.
최종 개발비는 최대 400억엔 규모로 예상되며 경제산업성 산하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가 약 3분의 2를 보조한다.
캐논은 디지털카메라와 감시카메라 등을 생산하며 기기에 탑재되는 반도체로 이미지를 처리하고 있다. 2나노 제품을 탑재할 경우 전력 소비를 크게 줄이거나 이미지 처리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캐논과 라피더스는 시제품을 제작해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 부흥을 목표로 지난 2022년 8월 설립을 주도한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이다. 지난해 7월 시제품 생산에 들어갔으며 내년 하반기 홋카이도 치토세 1공장에서 2나노 공정의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7년까지는 홋카이도 치토세 제2공장을 착공해 1.4나노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라피더스는 현재 미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와 AI 처리용 CPU(중앙연산처리장치) 등을 개발 중이다. 공장을 안정적으로 가동하려면 더 많은 고객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특히 2나노 반도체의 경우 생성형 AI용 데이터센터나 자율주행차 탑재가 예상되지만 일본 내 고객 후보는 제한적이었다.
현재 AI 개발 기업 프리퍼드 네트웍스가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이며 라피더스에 위탁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후지쓰도 라피더스가 2029년께 생산을 시작할 1.4나노 공정에서 AI용 CPU를 위탁 생산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반도체 및 AI 분야에 10조엔 이상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내걸고 첨단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라피더스는 오는 2031년까지 7조엔 이상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3조엔은 국가가 지원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정부는 캐논 반도체 개발에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라피더스의 고객 확보 역시 국가가 지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경제산업성은 이번에 일정한 성과를 도출해 로봇 및 자동차 제조업체 등 다른 일본 기업에도 라피더스 발주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