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이사회 수성 전략' 고심
감사위원 2인 9월 전 선출해야
고려아연, 주주친화기조 강조
태광산업, 트러스톤과 표대결
감사위원 2인 9월 전 선출해야
고려아연, 주주친화기조 강조
태광산업, 트러스톤과 표대결
파이낸셜뉴스] 행동주의 세력 등 주주 그룹들이 개정 상법을 발판으로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이사회 진입 및 경영 개입 확대를 예고하고 있어 상장사들의 '이사회 수성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행동주의 세력들이 이번 주주총회에서 핵심으로 삼고 있는 부분은 올해 9월부터 시행 예정인 독립이사(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출 확대(기존 1명→2명)와 집중투표제 조기 적용이다. 감사위원의 경우 독립이사로 이사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회계감사 및 기밀 열람권까지 가지고 있어 감사위원 자리를 놓고 상장사들과 주주세력들 간 일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슈퍼 이사' 9월 전 선출
3일 법무부 유권해석에 따르면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2차 개정 상법 시행일인 오는 9월 10일에는 분리선출 방식으로 감사위원 2인 이상을 두고 있어야 한다. 법 시행일 이전에, 개정 상법에 의해 이사회가 재편돼야 한다는 얘기다.
감사위원 임기 만료를 앞둔 기업들의 경우 3월 주총 때 개정 상법에 따라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하거나 임시 주총을 소집해 9월 전에 이사회 구성을 마쳐야 한다. 기존엔 사외이사 중에서 감사위원을 선출하면 됐지만, 개정 상법에 따라 감사위원을 따로 뽑아야 하며,
대주주 의결권이 50%라고 해도 감사위원 선출 때는 3%로 제한된다. 일명 대주주 3% 룰이다.
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이사회 구성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이 문제가 이번 주총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주주 추천 감사위원 선임을 주총 안건으로 올린 상태다.
■'모범생 전략'vs '정면승부형
상장사들로선 이번 주총이 이사회 구성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주주환원 확대 및 이사회 개편 등 일부 요구사항들을 수용해주는 '모범생 전략'내지 '기브앤드테이크 전략'을 구사하는가 하면 표대결도 불사하는 '정면승부형' 등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기존 이사 임기를 연장하려는 움직임 역시 주목된다.
LG화학은 모범생 전략의 대표적 케이스다. LG화학은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털의 이사회 지배구조 압박에 대응, 지난달 24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독립이사(사외이사, 조화순 연세대 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결단을 내렸다.
대표이사가 아닌 독립이사가 이사회 의장이 된 것은 앞서 LG이노텍·헬로비전(2022년)에 이어 LG그룹 내에선 세 번째다. 향후 LG그룹 여타 계열사로 확대될 소지가 크다는 관측이다. LG화학은 팰리서캐피털이 제안한 권고적 주주제안 및 선임 독립이사 제도 등에 관한 안건을 모두 주총 의안으로 상정한 상태다.
■주주친화 강조해 의결권 확보 나서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MBK파트너스 등 주요 주주 요구안(약 3900억원)보다 더 큰 '배당 재원 강화책(약 9100억원)'을 제시했다. 주주친화기조를 강조해 의결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태광산업은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개편과 관련해 표대결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 이사회를 상대로 유통주식 전량 매입 및 자진 상장 폐지, 트러스톤이 추천한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것 등 7대 주주 제안을 내놓은 상태다.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한국앤컴퍼니 역시 최근 주주연대로부터 감사위원 분리 선출 후보 추천을 요구받고 있다.
한편 한화그룹 상장 계열사들은 이사 임기를 '2년 내'에서 '3년'으로 변경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집중투표제 및 감사위원 분리 선출에 대응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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