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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 86% 빌라·룸쉐어…공공임대 접근 어려워

뉴시스

입력 2026.03.04 05:01

수정 2026.03.04 05:01

국토연구원 보고서…안산시 산단 외국인 근로자 실태조사 10명 중 7명 룸메이트와 생활…평균 1.45명과 공간 공유 비주택 거주자 중 고시원 비중 42%…주거 빈곤 상황 多 "지자체 의지 있다면 조례 제·개정 통해 지원 가능해"
[서울=뉴시스]안산시 원곡동 저층주거지 현황(좌)과 응답자 주택이 아닌 거처 유형 비중(우) (자료=국토연구원의 '이방인에서 이웃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여건과 개선을 위한 노력' 보고서) 2026. 3. 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안산시 원곡동 저층주거지 현황(좌)과 응답자 주택이 아닌 거처 유형 비중(우) (자료=국토연구원의 '이방인에서 이웃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여건과 개선을 위한 노력' 보고서) 2026. 3. 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외국인 밀집 지역인 경기도 안산시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86%가 연립·다세대주택(빌라)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국인 위주의 공공임대 정책을 보완할 법·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토연구원이 지난달 28일 발간한 '이방인에서 이웃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여건과 개선을 위한 노력' 보고서에 따르면 안산시 반월·시화 산업단지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86.4%가 연립·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는 정기성 LH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이 안산시 반월·시화 산업단지 내 외국인 근로자들의 주거실태를 조사한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은 직장동료 등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고, 평균 1.45명과 원룸과 투룸 등 공간을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주택 거주자의 경우 고시원 비율이 42.5%로 가장 높았고, 조립식 패널이나 컨테이너 27.5%, 반지하·옥탑방 17% 등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와 같은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60%는 집이 불만족스럽더라도 주거비를 아끼기 위해 현재 거주지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주거지원 정책은 주거공간 지원(40.4%), 임대료 지원(38.4%), 금융 지원(대출, 7.6%)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한국의 공공임대주택 제도를 몰랐는데, 제도 설명 후 입주 의향을 물었을 때 36.4%가 입주를 희망한다고 밝혔고 회사 지원이 없는 이들의 경우 이 비율이 60.0%로 더 높았다.

현재 LH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원칙적으로 내국인에게만 입주 자격이 있어 외국인 근로자가 직접 입주하기 어렵다.

다만 부산, 익산, 화성시 등에서는 지자체와 LH, 기업이 협력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다양한 모델을 운영 중이다.

부산 사하구의 근로자종합복지관 기숙사는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자체가 나선 사례다. 부산시는 내·외국인 근로자 간 경계를 허물기 위해 근로자종합복지관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국비와 시비를 투입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주거공간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전북 익산시의 '희망하우스'는 농어촌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지역 내 방치된 빈집을 주거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사례로, 주택을 주변 시세의 반값 수준으로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LH가 보유한 임대주택을 화성시의 추천을 받은 중소기업에게 기숙사 용도로 공급하는 '화성시-LH 상생협력 기숙사' 등 지자체와 LH, 기업이 협력하는 지원 모델도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정 연구원은 이 같은 거버넌스 협력체계 강화와 함께 주거지원을 위한 중앙과 지자체의 제도적 기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각 지방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조례 제·개정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직접적인 주거지원을 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며 실질적 주거지원을 위한 법적 토대 마련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2020년 12월 경기도 포천의 한 농장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속헹'씨가 한파 속에 사망하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열악한 주거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후 정부 차원에서 비닐하우스 내 가설 건축물을 숙소로 제공하는 경우 고용허가를 불허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졌는데, 농어촌 외 도심 내 산업단지에서 근무하는 제조업 근로자들의 주거 여건 역시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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