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락 속 방산·정유 '불기둥'…엇갈린 섹터에 투심도 '극과극'
"삼성전자 줍자" 역발상 눈길…'금호석유' 묻지마 투자 촌극까지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여파로 국내 증시가 혼돈에 빠진 가운데,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며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역시 극단적인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52.22포인트(7.24%) 내린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낙폭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하락률 기준으로도 역대 14위에 해당하는 큰 폭의 하락장이었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철저한 섹터 차별화가 연출됐다.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를 등에 업은 LIG넥스원(29.86%), 한화시스템(29.93%),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83%), 현대로템(8.03%) 등 방산주와 에쓰오일(28.45%)을 비롯한 정유·해운주는 일제히 급등세를 시현했다.
반면 국제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한진칼(-12.67%), 대한항공(-10.32%), 제주항공(-7.72%) 등 항공·여행 섹터의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극단적 장세는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등 투자자들의 반응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전쟁 수혜주에 탑승해 수익을 낸 투자자들은 여유로움을 드러냈다.
익명의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한 투자자는 "주식 참 쉽다. 이번 달은 반도체를 모두 처분하고 방산과 정유주만 담으면 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밖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쏘아 올린 공에 방산주 곧 상한가 간다", "아침에 이익 실현했는데 내일 또 오를 것 같아 다시 들어가도 되겠느냐"며 추격 매수를 저울질하는 글도 줄을 이었다. "방산주를 안 산 내 머리를 내려치고 싶다. 조선주라도 들고 있어 그나마 위안"이라는 부러움 섞인 탄식도 이어졌다.
반면 예기치 못한 날벼락을 맞은 대형주 투자자들의 자조 섞인 한탄을 자아냈다. 익명의 한 투자자는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른다. 주식 피곤해서 못 하겠다"는 푸념을 넘어, 한 누리꾼은 "내가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를 사니 전쟁이 났다. 내가 유럽 증시에 들어가면 3차 대전도 발생할 것"이라며 씁쓸함을 표했다.
공포 심리가 빚어낸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전날 시장에서는 화학주인 금호석유화학이 장중 5% 치솟았다가 음전해 9% 하락 마감했는데, 이와 관련 한 투자자는 "종목명에 '석유'가 붙으니 정유주인 줄 알고 불나방처럼 달려들었다가 물린 것"이라는 글을 게시해 공감을 얻었다.
일각에서는 폭락장을 오히려 우량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극도의 공포 장세 속에서도 "지금의 하락장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삼성전자에 자금을 모두 넣었다. 나중에는 웃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반등을 기약하는 투자자들의 게시글도 눈길을 끌었다.
증권가에서는 중동발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증시가 대세 하락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지만, 반도체를 필두로 한 기업의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사태가 진정된다면 일시적 변동 후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전날 코스피 하락 국면에서도 주요 업종의 실적 전망과 반도체 업황 회복, 정책 모멘텀 등을 감안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5800포인트에서 7500포인트로 상향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 내년도 이익 증가율 둔화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하면서도 "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단기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지만, 미국·중국·한국의 금리 인하와 재정 드라이브가 본격화될 경우 상승 여력은 추가로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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