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스케이트 날에 눈 베여 피 철철"… 실명 위기 넘긴 쇼트트랙 스타, 얼굴 숨긴 충격 근황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6 19:00

수정 2026.03.06 19:00

1500m 레이스 도중 스케이트 날에 안면 강타… 빙판 붉게 물들인 끔찍한 사고
미세 골절 발견돼 재수술… 피투성이로 실려가며 '엄지 척' 올린 투혼
씩씩하게 근황 전했지만… 다친 '얼굴 반쪽' 가려 안타까움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준준결승에서 폴란드 카밀라 셀리에르가 미국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즈월드, 이탈리아 아리아나 폰타나와 엉켜 넘어지고 있다. 셀리에르는 산토스-그리즈월드의 스케이트 날에 왼쪽 눈 부위를 긁혀 출혈 증세를 보였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다가 들것에 실려나갔다.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준준결승에서 폴란드 카밀라 셀리에르가 미국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즈월드, 이탈리아 아리아나 폰타나와 엉켜 넘어지고 있다. 셀리에르는 산토스-그리즈월드의 스케이트 날에 왼쪽 눈 부위를 긁혀 출혈 증세를 보였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다가 들것에 실려나갔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빙판에서 발생한 최악의 충돌 사고. 날카로운 스케이트 날에 안면을 강타당해 피투성이가 된 채 실려 나갔던 폴란드 쇼트트랙 국가대표 카밀라 셀리에르(25)가 고향에서 근황을 전했다. 수술을 마치고 돌아간 그는 씩씩한 안부 인사를 남겼지만, 전 세계 빙상 팬들의 안타까움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사고는 지난달 열린 쇼트트랙 여자 1500m 준준결승 6조 경기 도중 발생했다. 치열한 자리싸움이 벌어지던 레이스 후반부, 코너 구간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진 셀리에르 위로 미국의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즈월드가 엉켜 넘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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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상황은 이 과정에서 벌어졌다.

넘어진 상대 선수의 스케이트 날이 셀리에르의 왼쪽 눈 위쪽을 그대로 스치고 지나간 것이다. (당시 불법적인 레인 변경으로 충돌을 유발한 산토스-그리즈월드는 페널티를 받았다.) 얼굴에서 쉴 새 없이 피가 쏟아졌고 경기는 즉각 중단됐다. 응급 처치 후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그의 모습에 전 세계 시청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불행 중 다행으로 가장 우려했던 시력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상처는 가볍지 않았다.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준준결승에서 폴란드의 카밀라 셀리에르가 쓰러져 있다.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준준결승에서 폴란드의 카밀라 셀리에르가 쓰러져 있다.연합뉴스

단순한 안면 열상을 넘어, CT 촬영 결과 미세한 골절이 발견됐다. 결국 폴란드 의료진은 뼈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봉합했던 상처 부위를 다시 여는 수술을 진행해야 했다. 끔찍한 사고와 반복된 수술 앞에서도 셀리에르는 강했다.

그는 빙판을 빠져나가는 와중에도 엄지를 치켜세우며 의식을 놓지 않았고, 수술 직후에는 스스로 침대에서 일어날 정도로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줬다.

사고 직후 이탈리아를 떠나 고향인 폴란드 엘블롱으로 귀가한 셀리에르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남편, 반려견과 함께하는 일상을 연이어 공개했다. 눈 내리는 날씨를 배경으로 한 거울 셀카, 그리고 "집(Home)"이라는 문구와 함께 커다란 꽃다발 세 개를 품에 안고 있는 사진 등이다.

카밀라 셀리에르 인스타그램 화면 갈무리.사진=뉴스1
카밀라 셀리에르 인스타그램 화면 갈무리.사진=뉴스1

하지만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부분은 따로 있었다.
공개된 모든 사진에서 셀리에르의 다친 왼쪽 얼굴이 철저히 가려져 있었던 것. 그는 커다란 꽃다발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상처 입은 얼굴 절반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있었다. 사진 속에서는 온전한 오른쪽 눈만 확인이 가능했다.


사고 이틀 뒤 "언젠가 이 사진을 보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한 사람이었다는 걸 기억하게 될 것"이라며 팬들을 안심시켰던 25세의 올림피언. 하지만 씩씩한 인사 뒤에 숨겨진 '가려진 반쪽 얼굴'은 이번 올림픽이 남긴 끔찍한 상흔을 대변하고 있어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