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시도 향한 쓴소리 터져 나와…"지역 백년대계 정하는 일인데"
"지역 정치권·지자체 자초한 일"…"솔직히 행정통합 잘 모른다"
"충분한 숙의도 설명도 없었다"…TK통합 무산위기 속 책임론정치권·시도 향한 쓴소리 터져 나와…"지역 백년대계 정하는 일인데"
"지역 정치권·지자체 자초한 일"…"솔직히 행정통합 잘 모른다"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된 데 이어 지역 행정통합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기류가 강해지면서 지역 사회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시·도민들과 시민사회·학계에서는 "지역 여론 수렴이 부족했다", "정치권이 하나 된 의견을 모으지 못한 결과"라는 쓴소리가 나왔다.
앞서 통합 특별법은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처리가 보류됐다. 지역 반대 여론이 존재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대구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김모(60대) 씨는 4일 "개인적으로 이번에 통합 특별법이 처리됐으면 했는데 아쉽다"며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통합은 필요하다.
김씨는 "3월에도 임시 국회가 열린다고 하니 꼭 통과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지역 정치권이 시도민들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무원 A(50대) 씨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력 정치인들이 행정통합이 자기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따지다 보니, 일치된 의견이 모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결과적으로 그게 여당에 빌미를 줘서 발목이 잡힌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를 향한 비판 목소리도 제기됐다.
직장인 박모(30대) 씨는 "솔직하게 행정통합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며 "직장인이다 보니 직접 시간을 내서 뉴스를 찾아보지 않으면 제대로 설명을 듣고 이해할 기회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박 씨는 또 "지역 백년대계를 정하는 일인데 대구시나 경북도가 그만큼의 홍보는 하지 않은 것 아닌가"라며 "행정통합이 되면 다 좋다고만 하는 것 같은데 실질적으로 나한테 뭐가 좋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지역 정보를 교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도의회 동의안이 통과됐으니 절차적 문제는 없었다", "여당은 우리 지역 발전을 바라지 않는 것 같다" 등 민주당을 향한 불만 섞인 반응도 게시됐다.
지역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도 시·도민들과 비슷한 반응을 내놨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교 교수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나왔던 이야기"라며 "그런데도 지역 정치권이 그동안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당면한 과제만 좇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행정통합은 미래를 향한 새로운 설계였다. 지역 소멸과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행정통합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가지고 지역 시·도민들을 적극 설득해나갔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도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 생긴 결과"라며 "갑자기 대구시의회가 통합을 반대한다고 입장을 바꿨고 선거에 나선 TK지역 단체장 후보들은 서로 의견이 갈리면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지역 정치권이 자초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숙의 과정과 행정통합과 관련한 내용을 세부적으로 판단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psjp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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