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연합' 균열 양상 속 양측 충돌 조짐도
박 대표 신동국에 "한미에 대해 매도 말라"
최근 지분 29%까지 늘린 최대주주 신동국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 갈등 분수령 전망
박 대표 신동국에 "한미에 대해 매도 말라"
최근 지분 29%까지 늘린 최대주주 신동국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 갈등 분수령 전망
[파이낸셜뉴스] 한미약품이 정기 주주총회를 한 달여 앞두고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박재현 대표가 대주주를 향해 공개 반박과 질의에 나서면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를 둘러싼 경영권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대표직 걸고 한미에 대한 매도 막겠다”
박 대표는 4일 사내 타운홀 미팅을 열고 입장문을 통해 “한미를 비리나 일삼는 조직으로 매도하는 것을 대표직을 걸고 막겠다”고 밝혔다. 최근 자신이 ‘연임을 청탁하기 위해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만났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부당한 경영 간섭의 이유를 묻기 위한 자리였다”고 반박했다.
그는 “33년간 거의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한미에서의 삶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갈등을 단순한 자리 다툼이 아닌 ‘조직의 명예’ 문제로 규정했다.
박 대표는 “이번 주총에서 연임을 하든 하지 못하든 상관없다”면서도 “한미가 부당하게 매도되는 상황에 침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거취와 무관하게 회사의 정당성을 지키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갈등의 도화선이 된 팔탄공장 임원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 박 대표는 신 회장을 향해 세 가지 공개 질문을 던졌다.
그는 △회사 공식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가해자에게 연락해 조사 사실을 알린 이유는 무엇인지 △대주주가 자신을 ‘대통령’에 비유하며 대표를 우회해 임직원들을 접촉한 행위가 전문경영인 체제와 배치되지 않는지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의 원료를 미검증 중국산으로 변경하는 것이 품질 문제를 초래하지 않는다고 확신하는지를 따져 물었다.
특히 로수젯 원료 문제와 관련해 “이미 처방 지속 여부를 묻는 문의가 나오고 있다”며 품질 신뢰 훼손 가능성을 우려했다.
입장문 말미에서 그는 임직원들에게 “저와 뜻을 같이해 달라는 부탁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한미를 지탱해 온 ‘임성기 정신’을 훼손하는 시도에는 침묵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주총 앞둔 갈등 양상, 4자연합 균열음 커진다
이에 대해 신동국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녹취 시점은 이미 해당 임원이 퇴사한 뒤였으며 조사에 개입하거나 압박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또 “전문경영인은 위임받은 사람이며, 대주주는 감시와 견제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최근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29%대까지 확대했다. 이 시점이 박 대표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주총을 앞둔 시점이어서, 시장에서는 경영권 구도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인 간 갈등을 넘어 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권 안정을 위해 결성된 ‘4자연합’의 결속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4자연합은 지난 2024년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 이후 형성된 지배구조 연합체다. 고(故) 임성기 창업주 일가인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신 회장, 라데팡스 측이 힘을 모으며 출범했다. 이 연합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출범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4자연합은 이사회 중심 경영과 책임경영 강화를 약속했지만, 최근 신 회장의 지분 확대와 박 대표와의 공개 충돌로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달 말 열릴 정기 주주총회가 이번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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