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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등 둘러싼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최종 결렬
사측 "충분한 보상안 제시에도 노조 뜻 굽히지 않아"
사측 "충분한 보상안 제시에도 노조 뜻 굽히지 않아"
[파이낸셜뉴스]성과급 제도 등을 둘러싼 삼성전자 노사 간 입장 차가 끝내 좁혀지지 않으면서 올해 임금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쟁의 절차에 들어간 반면, 사측은 "이미 충분한 보상안을 제시했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다. 특히 회사 측은 노조가 주장하는 '성과급 상한 폐지'가 사업부 간 보상 격차를 키워 조직 결속을 해칠 수 있을 뿐 아니라, 반도체 분야 투자 재원을 축소시켜 회사 경쟁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임직원에게 "그동안 지난해 12월부터 총 8차례의 본교섭과 6일간의 집중교섭 및 조정 절차까지 거쳤음에도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임금협상 타결을 이루지 못한 데 대해 회사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공지했다.
사측과 노조 공동교섭단은 지난해 12월부터 임금단체협상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내 공지에 따르면 노조 측은 2026년 임금교섭에서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 △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 인상률 7%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산정 기준 투명화 요구에 대해 성과급 개념인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기준을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와 '영업이익의 10%' 중 직원이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제시했다.
임금 인상 요구에 대해서는 지난해(5.1%)보다 높은 6.2% 인상률과 함께 △전 직원 자사주 20주 지급 △직급별 샐러리캡 상향 △직원 주거 안정 지원 제도 도입 △고정시간외수당 시간 수 축소 △사내몰 100만 포인트(100만원) 지급 △장기근속 휴가 확대 △자녀 출산 경조금 상향 등을 제시했다. 실적이 크게 늘어난 반도체(DS) 부문 직원들에게는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OPI 100% 추가 지급이 포함됐다.
사측의 파격적 조건에도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를 반복적으로 요구하면서 협상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OPI 상한이 사라지면 실적이 좋은 일부 사업부는 일시적으로 막대한 보상을 받게 되지만, 업황에 따라 실적 달성이 어려운 대다수 사업부 직원들은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노노 갈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두고 직원들 간 시각 차이가 뚜렷해지며, 자칫 조직의 결속력을 해치는 '노노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예컨대 DS에서도 메모리사업부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사업부는 여전히 적자를 보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분야 역시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복합 위기' 상황이다. 사업부 간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일부 사업부에만 유리한 제도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재계에선 상한 없는 성과급 제도가 삼성전자의 근간인 '기술 경쟁력'을 흔들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반도체는 막대한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가 적기에 이뤄져야 하는 산업이다. 호황기에 현금을 충분히 확보해야 불황기를 버틸 수 있는데, 성과급으로 재원이 고정적으로 유출될 경우 미래를 위한 재투자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전쟁은 속도전"이라며 "노조가 연례적인 파업과 천문학적인 손실을 언급하며 발목을 잡는다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이기적인 요구보다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노조의 과도한 요구가 핵심 사업 정상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세계 최초로 공급하며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협상 과정에서 강경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어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파업 시 회사는 10조원의 손실을 보지만 직원들의 손해는 4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공동교섭단은 이날 "현 시간부로 공동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해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한다"고 공지했다. 공동교섭단은 이날 쟁의 대책을 최종 점검한 후 5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조정 중지 사유 및 쟁의 찬반투표를 포함한 쟁의 대책 계획을 공표할 예정이다.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후 재적 조합원 과반수 찬성과 전체 조합원 과반수 참여 요건 충족 시 파업, 부분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 교섭 재개 여부와 쟁의행위 수위는 노사 협상과 찬반투표 결과로 결정된다.
soup@fnnews.com 임수빈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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