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 컨설팅부문 이동석 부대표·이재석 상무
韓금융산업, 자산 확장에만 익숙
해외 IB·WM 포트폴리오 확대 등
'글로벌 2.0'바탕 선진국형 진화를
해외투자 리스크 관리 더 중요해져
환경 좋을 때만 따지면 되레 실패
업종·국가별 '분명한 적기' 있어
韓금융산업, 자산 확장에만 익숙
해외 IB·WM 포트폴리오 확대 등
'글로벌 2.0'바탕 선진국형 진화를
해외투자 리스크 관리 더 중요해져
환경 좋을 때만 따지면 되레 실패
업종·국가별 '분명한 적기' 있어
한국 금융지주·은행·증권사의 해외 전략이 '글로벌 2.0'으로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010년대 초반 동남아 중심의 예대마진(대출·예금) 모델과 지점·법인 설립 위주의 확장전(글로벌 1.0)에서, 자본 효율성과 비이자이익을 앞세운 투자은행(IB)·자산관리(WM)·투자 및 디지털 기반 생태계 진입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게 핵심이다.
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정KPMG 사옥에서 만난 삼정KPMG 컨설팅부문 이동석 부대표, 이재석 상무는 이같이 밝혔다. 현재 이 부대표는 전략 컨설팅에서 금융, 비금융을 총괄하고 있고, 이 상무는 금융 전략 부문을 맡고 있다. 삼정KPMG가 컨설팅 분야에서 금융사와 기업의 '자본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는 데는 '국내 성장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동시에 해외투자 성장성과 수익화에 대한 그림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이 부대표는 "글로벌 2.0은 해외사업을 바라보는 목적과 시각, 사업모델, 진출방식, 타깃 국가가 1.0과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며 "과거처럼 '어디에 거점을 더 삼을까'가 아니라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고 자본효율을 높일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K-금융의 해외 진출은 지난 201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됐다. 초기에는 성장성이 있고 예대마진이 높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사무소·지점·법인 설립, 현지 금융사 지분 인수(M&A) 등으로 외형을 키워 왔다. 다만 상당수 사업은 국내에서 하던 '대출 중심 모델'을 그대로 옮기는 형태였고, 현지화·브랜딩·수익성 면에서 성과가 엇갈렸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 부대표는 "1.0에서 의미 있는 성공 사례도 있었지만, 동시에 '유지하는 게 맞나' 싶은 국가·거점도 적지 않다"며 "지금은 2.0 관점에서 기존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재조정할 필요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2.0의 키워드는 자본 효율성이다. 국내 금융시장이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구조적으로는 성장 정체에 직면해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가계부채·부동산 금융 쏠림, 인구 구조 변화 등으로 국내에서 '질적 성장'이 제한되는 만큼, 해외에서 비이자이익과 투자·자문·자산관리 역량을 키워 선진국형 모델로 진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만큼 해외에서 한국 기업과 파트너쉽을 가지고 호흡을 맞춰야 하는 국내 금융사의 진출과 지원도 중요해졌다. 또 자체적으로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고민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 상무는 "한국 금융산업은 자산 확장에는 익숙하지만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데는 제약이 많다"며 "해외에서 IB·WM 등 비이자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게 2.0의 핵심 축"이라고 강조했다.
2.0은 기존의 '동남아 시장을 유지·관리하면서 기회의 지도를 확장한다'는 접근이다. 이 부대표는 "인도는 자본시장 성장세가 압도적이고 리테일 투자자 기반이 확대되는 시장"이라며 "미주는 전통 대출보다는 IB·투자(스타트업 포함) 중심의 진출 방식이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또 유럽은 재건·방산 등 산업 기회가 넓고, 중동·중앙아는 한국 기업 진출과 맞물린 기업금융 및 디지털 기반 리테일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동남아만 보던 시야가 이제는 미주·유럽·인도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지역이 다변화되면서 지역별로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도 달라지는 게 2.0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2.0이 속도를 낼수록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도 커진다. 고환율·고금리 국면에서 해외 투자 확대가 자칫 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이 부대표는 "리스크는 당연히 존재하지만, 환경이 좋을 때만 투자하면 오히려 실패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지금도 업종·국가별로 '분명한 적기'가 있고, 단계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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