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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밀 지도' 빗장 풀리자 공세... 구글, 국내 데이터센터 구축하나

주원규 기자,

최혜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5 17:03

수정 2026.03.05 17:59

구글 맵스 앱 로고. 뉴시스
구글 맵스 앱 로고.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구글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정밀 지도 데이터 조건부 확보를 계기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자율주행 등 구글이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의 본격 진출 가능성이 열리며 IT·모빌리티 생태계가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거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LG유플러스와 설계·구축·운영(DBO) 방식의 데이터센터 파트너십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 지도 데이터 처리를 국내로 한정해 안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또 그동안 구글은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없이 조세는 회피하고 수익만 챙긴다는 논란이 제기됐는데, 만약 협력이 성사될 경우 국내 데이터센터 소유권이 구글에 귀속되면서 과세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소유주가 구글이 되면 법인세와 취득세 등을 부담해야 한다"며 "LG유플러스는 DBO 수행 대가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지방소득세 등을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LG 유플러스 관계자는 구글과 협력 논의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구글에 대한 고정밀 지도 반출 허가 조건 중 하나로 '국내 서버 활용'을 내건 바 있다. 구글의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에 보유한 서버에서 원본데이터를 가공해야 한다는 제한사항이다.

구글 국내 데이터센터가 설립·운영된다면 자율주행 사업의 본격적인 진출 및 고도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고정밀 지도 데이터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Waymo)'의 상륙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꾸준히 나왔다. 국내 데이터센터를 확보한다면 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방대한 고정밀 3D 데이터와 민감 정보를 해외로 빼낼 필요 없이 로컬 데이터센터에서 직접 처리·보안 관리하면 된다. 다만 현재 국내 자율주행 사업은 실증 단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라 관련 생태계가 해외 빅테크에 종속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울러 구글은 데이터센터 확보를 통해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 확대와 AI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다. 데이터 주권(소버린)과 보안에 민감한 국내 금융권, 기업, 공공기관 등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국내에 머물게 하는 로컬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구글이 참전하게 된다면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해외 빅테크 간의 국내 기업용 클라우드·AI 사업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B2B 클라우드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AWS는 한국 시장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며 SK그룹과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DBO 방식의 데이터센터 운영이 조세 회피와 안보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 공간정보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가 완공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고, 정부가 요구한 지도 데이터의 철저한 관리·감독, 보안사고 발생시 책임 등을 회피할 여지가 있다"며 "법인세를 피하기 위해 국내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는 유튜브 등 주요 사업의 데이터센터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아시아에서 일본·대만·싱가포르 등 3개국에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며, 태국·인도·말레이시아에서도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구글이 한국에 데이터센터 설립·운영을 확정한다면 이와 관련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언급된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최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