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고환율 골머리' 中企… 내수침체·원가 상승에 영업익 감소 우려 [美·이란 전쟁]

김현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5 18:13

수정 2026.03.05 18:13

수출·수입中企 40% "환율 피해"
비용절감·재고확보 등으론 한계
정책자금 대출 만기연장 등 검토
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468.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중동 사태 후 한때 1500원을 넘어서는 등 '환율 리스크'가 급습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468.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중동 사태 후 한때 1500원을 넘어서는 등 '환율 리스크'가 급습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따른 중동 정세불안에 환율이 출렁이면서 수출·수입 중소기업들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급등한 환율이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초래해 제조원가까지 오르면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68.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지난달 1420원까지 떨어졌으나 중동 사태 후 전일 한때 1500원을 넘어서는 등 '환율 리스크'가 급습하고 있다. 1500원을 넘어선 건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이다.



고환율은 중소기업에 치명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말 중소기업 63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변동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출·수입 병행 중소기업 40.7%는 환율 급등으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답했다. 목표 영업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 환율은 평균 1362.6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환율 상승은 원자재와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가구업계는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비용 절감과 재고 확보에 노력해왔지만 환율 문제까지 겹치면서 걱정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목재 등 부자재 수입에 있어서 환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비축한 자재가 소진되면 영향이 커질 수 있어 환율변동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소기업들이 고환율로 수출 증대 효과를 누리기는 제한적이다. 세계적 경기둔화로 수요 자체가 급감한 상황에서 환율만으로 수출 성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수입 중소기업이 제조원가 상승분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할 수도 있지만 소비자가격이 오르면 매출이 감소할 수도 있기 때문에 쉽게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한 마스크 제조업체 대표는 "구조적으로 환율 상승으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를 납품단가에 바로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고환율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우선 중기부는 고환율 장기화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원·부자재 수입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정책자금 대출 상환 만기 연장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환율변동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납품대금 연동약정 컨설팅'도 확대 운영한다.
연동 우수기업은 수·위탁 거래 직권조사 면제 등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환율 문제를 직접적으로 지원하기 어려운 만큼 기업들이 환율변화로 손해를 보면 손실을 일부 보전해주는 환변동보험 등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제기한다.


해외에서 원·부자재를 수입해 사료를 판매하는 한 기업 대표는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으로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며 "바이어 쪽에서 오히려 고환율을 걱정해주며 우리가 거래를 끊는 건 아닌지 걱정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