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 주정부, '상호관세' 이어 '글로벌 관세'에도 무효 소송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6 05:53

수정 2026.03.06 05:53

美 24개 주정부, 트럼프 정부의 글로벌 관세에 무효 소송
지난해 상호관세 무효 소송에 이어 2번째 소송
트럼프가 무역법 122조 자의적으로 해석했다고 주장
주지사 혹은 주(州)법무장관이 민주당 인사인 주정부 참여
미국 뉴욕주의 레티시아 제임스 검찰총장이 지난해 10월 24일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주의 레티시아 제임스 검찰총장이 지난해 10월 24일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저지한 미국 주(州)정부들이 상호관세를 대체하는 새로운 ‘글로벌 관세’ 역시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주정부 법무 수장들은 트럼프의 연방정부가 법률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다고 주장했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24개 주정부 관계자들은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공동으로 소장을 제출하고, 트럼프 정부가 무역법 122조를 이용해 발동한 10% 관세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날 소송에 참여한 레티시아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성명에서 “트럼프는 다시 한번 소비자와 소기업을 향해 세금을 올려 헌법을 무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는 연방 대법원이 그의 첫 번째 관세 조치를 거부한 이후 더 많은 경제적 혼란을 초래하고 있으며 미국 납세자의 부담을 늘릴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2~4월에 걸쳐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에 대한 보복관세와 전 세계 상호관세를 도입하면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삼았다. 이에 신규 관세로 피해를 당한 미국 기업 5곳과 오리건주 등 12개 주정부는 지난해 4월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펜타닐 관세·상호관세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지난달 20일 최종 판결에서 해당 조치가 무효라고 결정했다. CIT는 4일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트럼프 정부에게 이미 걷은 IEEPA 관련 관세 환급 절차를 시작하라고 명령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대법원 판결 당일 미국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추가하는 대통령 포고문에 서명했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은 심각한 무역적자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수입품에 15%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으며 이는 150일간 유지된다. 만료 날짜는 오는 7월 24일이다. 4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해당 관세가 이번 주 안에 15%로 오른다고 예고했다.

24명의 법무장관들은 5일 소장에서 트럼프 정부의 신규 관세를 두고 법적 해석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당 법률은 '대규모의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가 발생할 경우를 포함해 제한된 상황에서만 관세 부과를 허용하지만, (트럼프가 주장한) 무역적자는 국제수지 적자와는 다른 개념"이라며 "대통령이 다시 한번 불법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관들은 연방정부가 국제수지 가운데 무역적자만 강조하고, 금융 부문 순유입 등은 무시하며 법률을 자의적으로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관들은 무역법 122조의 국제수지 적자가 해당 법 제정 당시인 1974년의 고정환율제를 상정한 것으로, 1976년 고정환율제가 종식된 이후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동시에 트럼프가 무역 상대 및 품목별로 관세를 다르게 적용했다며 국가 및 품목 구분없이 균일 관세를 명시한 무역법 122조를 왜곡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오리건주의 댄 레이필드 법무장관은 "지금은 불법 관세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이미 걷은 관세를) 돌려주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미 장바구니에 무엇을 담아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은 오리건·애리조나·캘리포니아·뉴욕주 법무장관이 주도했고 18개 주 법무장관과 켄터키·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가 함께 참여했다. 소송에 참여한 주정부는 민주당 인사가 주지사 혹은 법무장관을 맡은 곳이다.
켄터키·펜실베이니아주는 법무장관이 공화당 소속이지만 주지사가 민주당 소속이며, 반대로 네바다·버몬트주는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이지만 법무장관이 민주당 소속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20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함께 무역법 122조에 따른 신규 관세를 소개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20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함께 무역법 122조에 따른 신규 관세를 소개하고 있다.EPA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