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 변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드론 공격을 시작하며 이곳을 완전히 통제했다고 선언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의 25%, 액화천연가스(LNG)의 20%가 통과하는 곳으로 수송 차질은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선박 운항 차질은 세계에 식량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 식량 생산의 절반에 사용되는 합성 질소 비료의 상당량 또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또 식량을 수입에 높게 의존하는 중동 국가에 제공되는 곡물과 식료품을 실은 화물들도 이곳을 통과한다.
당장은 아니나 이란 전쟁이 장기화가 될 경우 질소 비료 감산과 이에 따른 곡물 수확량과 재고 감소,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질소비료, 중동 국가에서 절반 이상 생산
질소 비료는 천연가스를 통해 생산되며 걸프만 지역 국가들이 전체 거래량의 45~50%를 제공하고 있다.
카타르는 연 550만~600만t의 요소와 암모니아를, 이란도 세계의 10%인 연 500만t의 요소를 수출해왔다.
석유는 전략적으로 수억배럴을 비축할 수 있으나 질소비료는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채울 수 없는 실정이다.
북반구 국가들은 봄철 재배 시작을 앞두고 비료 공급을 제때 공급을 받지 못하면 재배 작물을 바꾸던가 높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질소비용 사용이 조금만 감소해도 세계 주요 식량인 쌀과 밀, 옥수수 수확량이 줄어들 수 있다.
특히 걸프만 국가에서 질소비료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생길 경우 다른 곳에서도 대체가 마땅하지 않은 실정이다.
보통 암모니아 공장 승인과 건설에 수년 걸린다.
요소 증산을 위해 카타르로부터 LNG를 수입해온 인도의 경우 가스 수입에 차질이 생길 경우 농작물 재배 시기에 맞춰 비료 생산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요 농산물 수출국인 브라질도 중동산 요소에 의존하고 있다. 필요할 때 수입을 하지 못할 경우 옥수수와 대두 생산에도 차질을 주면서 글로벌 곡물 공급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또한 요소를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해 수입하고 있다.
■중동 소비 식량도 호르무즈 해협 통해 수입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국가들이 필요한 식량이 통과하는 관문이다.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해 걸프만 국가들은 곡물 약 3000만t을 수입했다.
이중 이란이 1400만t을 수입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곡물과 식용유나 사료로 사용되는 지방종자의 40%, UAE는 90%를 걸프만에서 하역해왔다.
사우디와 UAE, 바레인, 카타르 등 최소 4개국은 4500만~5000만명이 소비할 유통기간이 짧은 식료품들도 걸프만 항구를 통해 들여오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해상 수송 차질은 높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이미 겪고 있는 이란에도 식량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란도 지방종자와 곡물을 다량으로 수입하고 있다.
이란이 수입하는 옥수수와 대두, 밀도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야 한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교 중동 문제 전문가인 크리스티안 헨더슨 부교수는 식량을 수입에 높게 의존하는 걸프만 지역에서 곧 식량 안보 불안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헨더슨 교수는 또 UAE에서 환적하는 식량에 의존하는 소말리아와 수단, 예멘 또한 식량 부족과 가격 상승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설탕과 차 부족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 3일 모든 식료품과 농산물 수출을 중단하고 국민들에게 사재기를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달 이란 의회 의장은 이란 인구의 약 3분의 1일 빈곤층이라고 밝혔다.
리알화 가치 급락으로 결제를 하지 못하면서 옥수수 등을 실은 화물선들은 하역을 하지 못하고 있는 등 지난 2개월 동안 식량 수입이 수월하지 못하다.
이 같은 곡물 수입 차질은 이란 가계에도 고통을 안기고 있다.
이란은 육상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밀, 파키스탄으로부터 쌀을 수입하기 시작했으며 카스피해나 홍해를 통해 수입할 수 있으나 규모에서 걸프만을 대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를 통해서도 수입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반면 항만이 깊지 않은 카타르와 바레인, 쿠웨이트는 사우디나 UAE를 통해 수입하는데 차질이 생길 경우 육상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막힌다면 올해 식량 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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