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전쟁 영향에 국내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오히려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뿐만아니라 금 관련 주요 상장지수펀드(ETF) 중 일부도 이달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며 ‘위기엔 금’이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이날까지 주요 금 ETF는 1% 안팎의 상승 또는 하락을 기록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TIGER 골드선물(H)’ (-1.59%), ‘KODEX 골드선물(H)’ (-1.57%)은 미국과 이란간 충돌 전보다 가격이 빠졌다. 금 채굴기업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7.51%)도 마찬가지다.
미국 상장 금 ETF도 비슷한 분위기다. 이달들어 ‘SPDR 골드셰어즈(GLD)’는 3.64%, ‘아이셰어즈 골드 트러스트(IAU)’는 3.58% 내렸다. 그간 글로벌 악재 ‘소나기’를 피할 때 인기인 ETF들이 오히려 손실을 냈다는 얘기다.
국내 금 관련 ETF 중 규모가 가장 큰 ‘ACE KRX금현물’은 그나마 0.89% 올랐다. KODEX 금액티브’는 1.18%, ‘SOL 국제금’은 0.92% 상승했다.
금 ETF 수익률이 부진한 것은 국제 금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싱가포르 국제 선물 시장에서 금 선물 근원물은 트로이온스당 5134.60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의 공습 직전인 지난달 27일 가격(5247.90달러)보다 2.1% 낮은 가격이다. 통상적으로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한 경우 금값이 치솟았던 것과는 정 반대 양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금값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미국의 기준금리 전망 변화'를 꼽았다.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퍼진 것이다. 실제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지난달 말 이후 약 20% 상승했다.
달러 강세 역시 금 가격을 누르는 요인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99.068에 달하는 등 한 주간 1.31% 급등했다. 주식 등 위험 자산을 팔고 달러 현금을 확보하려는 투자 수요가 급증한 영향에서다.
최근 금이 투자자산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된 것도 금값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값은 지난해에만 가격이 약 65% 올랐다. 과거에는 금 투자 수요의 대부분을 안전자산 수요가 차지했지만, 최근엔 ETF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내려는 이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또 다른 안전자산인 국제유가는 폭등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달 27일 배럴당 67달러에서 최근 81달러를 돌파하며 17% 넘게 올랐다. 유럽 천연가스(TTF) 가격은 같은 기간 60% 넘게 폭등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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