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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유와 방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주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반면 자동차와 반도체 등 주요 대형주 비중이 높은 ETF는 약세를 보이며 테마별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국내 ETF 가운데 수익률 상위 종목은 대부분 원유와 방산 테마 상품이 차지했다. 같은 기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ETF는 ‘KODEX WTI원유선물(H)’으로 23.21% 올랐다. 이어 ‘TIGER 원유선물Enhanced(H)’(21.37%), ‘TIGER K방산&우주’(18.40%), ‘PLUS K방산’(13.26%), ‘KODEX 방산TOP10’(12.79%), ‘SOL K방산’(12.45%) 등이 뒤를 이었다.
원유 ETF 강세는 중동 지역 군사 충돌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이 부각됐고 이에 따라 유가가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12.21% 오른 배럴당 90.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 급등이 원유 관련 ETF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방산 ETF 역시 지정학적 긴장 확대의 수혜를 받았다. 중동 지역에서 미사일 공격과 군사 충돌이 이어지면서 방공체계와 미사일 요격체계 등 방산 수요 확대 기대가 커졌고 국내 방산 기업 관련 ETF에도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글로벌 안보 환경이 불안정해지면서 방산 업종이 구조적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점도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과 이에 따른 이란의 탄도미사일, 드론 보복으로 방공체계 요격 미사일의 재고 부족이 현실적인 제약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통상 탄도미사일 한 발에 복수의 요격미사일이 발사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뿐 아니라 주요 중동 국가들의 요격미사일 소모가 빠르게 누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하락률 상위권에는 자동차와 반도체 관련 ETF가 대거 포함됐다. 같은 기간 ‘KODEX 자동차’는 15.96%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어 ‘SOL 자동차TOP3플러스’(-15.84%), ‘TIGER 현대차그룹플러스’(-15.52%) 등이 뒤를 이었다.
자동차 ETF 약세는 중동 지정학적 긴장으로 물류 차질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해상 운송 기간이 약 10~14일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자동차 산업의 물류 부담 확대 가능성이 부각됐다.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해협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자동차 판매 위축과 물류 비용 상승, 차량 인도 지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형 반도체주가 포함된 ETF들도 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KODEX Top5PlusTR’(-13.30%), ‘KODEX 200IT TR’(-13.25%), ‘RISE 대형고배당10TR’(-13.17%), ‘TIGER 200 IT’(-12.97%) 등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들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종목 비중이 높은 상품들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3.07%, SK하이닉스는 12.91% 하락하며 낙폭이 확대됐다. 최근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반도체 대형주 변동성이 커진 데다, 1~2월 주가가 급등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강하게 나오면서 관련 ETF 수익률에도 하락 압력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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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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