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걸프 국가들에 사과하며 공격 중단 선언
그러나 발표 직후 바레인·UAE 등 걸프국서 미사일·드론 공격 발생
이란 혁명수비대, 바레인 미군기지 공격 주장
사우디·카타르 등 보복 경고하며 긴장 고조
트럼프 "이란 사과는 항복"…"쿠르드족 개입엔 반대"
그러나 발표 직후 바레인·UAE 등 걸프국서 미사일·드론 공격 발생
이란 혁명수비대, 바레인 미군기지 공격 주장
사우디·카타르 등 보복 경고하며 긴장 고조
트럼프 "이란 사과는 항복"…"쿠르드족 개입엔 반대"
[파이낸셜뉴스] 이란이 걸프 국가들에 대한 공격 중단 의사를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 국가들이 다시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중동 정세가 복잡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사과와 공격 중단 선언을 두고 항복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전선을 더 넓힐 수 있는 쿠르드족의 개입에는 선을 그었다.
AP통신·AFP통신 등에 따르면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는 7일(현지시간) 이란의 공습으로 주택 등 건물에 불이 나고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바레인 내무부는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바레인 주파이르 미군기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UAE도 공격을 받았다. UAE 국방부는 두바이 상공에서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두바이 알바르샤 지역에서는 요격된 비행체 잔해가 차량 위로 떨어지면서 아시아계 운전자가 숨졌다고 전해졌다.
앞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국영TV 연설에서 "이웃 국가들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는 한 이들 국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겠다"며 "이란의 공격으로 피해를 본 이웃 국가들에 개인적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걸프 국가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보복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메시지였지만, 실제로는 그 직후 공습이 이어지면서 발언의 진정성은 크게 흔들리게 됐다.
걸프 국가들은 곧바로 강경한 경고를 내놨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은 최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사우디 영토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지속될 경우 사우디도 보복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필요하다면 자국 내 미군 기지를 이란 공격에 활용하도록 허용할 수도 있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도 대응 가능성을 열어놨다.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는 트럼프와 통화하고, 이란의 지속적인 공습으로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논의했다.
이란은 자신들이 걸프 국가를 직접 겨냥한 것이 아니라 미군 기지 등을 공격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동시에 걸프 국가들에는 역내 미군 기지를 폐쇄하고 미국의 공격에 활용될 수 있는 정보 공유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트럼프는 이런 상황을 이란의 후퇴로 규정했다. 그는 "그것(사과)은 항복"이라며 "그들은 합의를 원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란의 향후 체제와 관련해서도 "이란을 전쟁으로 이끌지 않을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는 쿠르드족의 이란전 개입 가능성에 대해선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쿠르드족이 개입하지 않아도 전쟁은 충분히 복잡하다. 그들이 개입하면 전쟁이 지금보다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쿠르드족의 이란 공격 가능성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했던 태도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인구 3000만~4000만명 규모의 쿠르드족은 튀르키예·이라크·이란·시리아에 걸쳐 분포한 세계 최대 무국가 민족으로, 독자 국가 또는 자치 영토 확보를 오랜 목표로 삼아 왔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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