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차기 지도 체제도 관여
"하메네이 아들 용납 못 해"
이란, 대통령 사과 후에도 공격
걸프국들, 이란에 보복 경고
"하메네이 아들 용납 못 해"
이란, 대통령 사과 후에도 공격
걸프국들, 이란에 보복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 조건으로 '무조건 항복'을 거론하고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은 걸프 국가들에 대한 공격 중단 의사를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다시 미사일·드론 공격을 강행하면서 중동 정세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트럼프 "이란은 무조건 항복해야"
트럼프는 지난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과 합의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MAKE IRAN GREAT AGAIN·MIGA)"라고 적었다. 자신의 대표적 정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를 본뜬 표현이다.
트럼프는 이란의 차기 지도체제에 대해서도 노골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그는 경량급이다. 시간 낭비"라며 이란이 하메네이의 강경 노선을 이어갈 지도자를 세울 경우 미국은 5년 안에 다시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트럼프는 CNN 인터뷰에서 "이란에 다시 종교 지도자가 와도 괜찮으냐"는 질문에 "누구냐에 달려 있다. 종교 지도자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트럼프가 '무조건 항복'을 거론하고 차기 지도체제까지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중재 가능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 "공격 중단" 사과 직후 공습
이란이 걸프 국가들에 대한 공격 중단 의사를 밝힌 직후에도 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면서 중동 긴장은 오히려 더 고조되고 있다.
AP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는 7일 이란의 공습으로 주택 등 건물에 불이 나고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바레인 내무부는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바레인 주파이르 미군기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기지가 이란 내 담수화 시설을 겨냥한 공격에 활용됐기 때문에 대응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UAE도 공격을 받았다. UAE 국방부는 두바이 상공에서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두바이 알바르샤 지역에서는 요격된 비행체 잔해가 차량 위로 떨어지면서 아시아계 운전자가 숨졌다.
앞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국영TV 연설에서 "이웃 국가들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는 한 공격을 중단하겠다"며 "이란의 공격으로 피해를 본 이웃 국가들에 개인적으로 사과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 직후 걸프 지역에서 공격이 이어지면서 발언의 신뢰성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다.
걸프 국가들은 강경 대응한다는 분위기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은 최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사우디 영토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경우 보복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도 트럼프와 통화하고 이란 공습으로 고조된 역내 긴장 상황을 논의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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