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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장 저물고 中추격까지… 세계 점령한 '한국 TV'의 고민

정원일 기자,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8 18:30

수정 2026.03.08 18:29

'글로벌 톱2' 사수한 삼성·LG
RGB TV 등 프리미엄 전략 박차
TCL 등 中 공세 여전히 위협적
사업 구조 효율화·재검토 압박 커
비상경영 돌입·희망퇴직 받기도
고성장 저물고 中추격까지… 세계 점령한 '한국 TV'의 고민

삼성전자가 글로벌 TV 시장에서 20년 연속 1위를 지켰다. LG전자도 2위를 유지하며 국내 기업들이 세계 TV 시장 '톱2'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 이에 올해 역시 프리미엄 TV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선두 자리를 지킨다는 계획이다.

■韓 TV 제조사 1·2위…中 추격 빨라

8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글로벌 TV 시장에서 29.1%의 점유율(매출 기준)을 기록, 지난 2006년 이후 20년 연속 1위 자리를 수성했다.

LG전자는 15.2%로 2위를 차지하면서 국내 가전 업체들이 나란히 업계 1,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뚜렷한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이프스타일 TV 등을 앞세워 54.3%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했고, 1500달러 이상 시장에서도 52.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두를 지켰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위협적으로 성장하며 점유율 격차가 지난 20년간 크게 줄어든 점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TCL은 2006년 매출 기준 점유율 4.6%에서 2025년 13.1%로 급성장하며 글로벌 3위를 기록, 국내 업체들을 바짝 뒤쫓고 있다. 같은 기간 하이센스 역시 2.0%에서 10.9%로 점유율을 크게 늘리며 4위를 차지했다. 국내 업체들이 압도적인 시장 선두를 유지해 왔던 과거와 달리 점차 그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가격이 아닌 실제 물량을 반영하는 출하량 기준 점유율로 보면 중국 업체들의 추격세가 더 두드러진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TCL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TV 출하량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TCL은 프리미엄 TV 브랜드를 보유한 소니와 합작회사 설립도 추진하며 고가 TV 시장 공략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업계에선 향후 점유율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RGB TV 등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

삼성전자는 올해 마이크로 RGB TV 제품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시장 선두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프리미엄 제품군이었던 OLED, 네오 QLED 등에 더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춘 신제품들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마이크로 RGB TV는 스크린에 마이크로 크기의 빨강·초록·파랑(RGB) LED를 미세하게 배열한 RGB 컬러 백라이트를 적용해 각 색상을 독립적으로 정밀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급형 시장에서도 '미니 LED' 제품군을 확대하는 등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LG전자도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LG 마이크로 RGB 에보'를 공개했다. LG전자는 마이크로 RGB TV의 구매 문턱을 낮추기 위해 100형, 86형, 75형 등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TV 사업부 개편 & 효율화도 고민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TV 시장에서 선두를 이어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TV 사업부 개편을 둘러싼 고민도 깊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TV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사업본부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받았고, 삼성전자도 TV를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가 지난해 5월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TV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맞물리면서 사업 구조에 대한 재검토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TV 시장 자체가 과거처럼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로 바뀐 데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며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사업 구조 효율화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