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중동 사태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12% 이상 폭등하고 달러·원 환율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높은 레버리지를 동원한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용거래융자 33조·투자자 예탁금 132조 '역대 최대'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 6945억 원(코스피 22조 8153억 원, 코스닥 10조 87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변동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고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지난 3일 452.22포인트(p)(7.24%), 4일 는 698.37p(12.06%) 급락했다가 5일에는 490.36p(9.63%) 급등했다.
지난주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10개 상장지수펀드(ETF) 중 5개가 지수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개인투자자의 투자 대기 자금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7일 118조 7488억 원 규모에서 지난 4일에는 132조 682억 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5일에도 130조 8873억 원을 기록했다.
중동 사태 불확실성 고조…국제유가 100달러 눈앞
이렇듯 투자 열기가 뜨거운 상황이지만 중동 사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점은 불안 요소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해 보복 공격을 예고하면서 현재 유조선 운항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 영향으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지난 6일(현지시간) 12% 이상 폭등하며 배럴당 90달러를 돌파, 91.2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WTI가 9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도 9.26% 폭등, 배럴당 93.3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돌파했던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유가가 폭등했던 2022년 8월이 마지막이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5위 산유국 쿠웨이트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라 감산에 돌입했다. 쿠웨이트가 감산에 들어간 것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가 쌓이면서 저장시설 공간이 바닥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도 원유 저장 공간 부족으로 일일 150만 배럴 감산을 단행한 바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원유 수입량의 71%가 중동산이고, 국내 정유 설비는 중동산 중질유 정제에 최적화돼 있어 다른 지역의 원유 수입을 섣불리 늘리기도 어렵다.
원유 수급이 차질을 빚을 경우 석유화학을 비롯해 반도체, 자동차, 물류 등 산업 전반으로 문제가 확산할 수 있다. 달러화로 결제하는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 달러 수요 급증에 따른 달러·원 환율 상승과 환차손을 우려한 외인의 자금 이탈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지난 6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기준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8.3원 오른 1476.4원으로 마감했고, 야간 거래에서는 한때 1495원까지 상승하며 1481.6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전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이란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