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가 100달러]호르무즈 봉쇄에 해운 ‘운임 쇼크’ 현실화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9 08:31

수정 2026.03.09 08:31

LNG선 스팟 약 6배 급등..VLCC는 '사상 최고'
원유탱커 新 대규모 발주 사이클 촉발 기대
북미 LNG 프로젝트 최종투자결정 가능성..韓 조선 3사 수혜

174K급 LNG선 스팟 요금 변동
(달러, 일 기준)
기간 2월 27일 3월 6일
요금 35500 205000
(SK증권)
한화오션의 LNG운반선 레브레사호.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의 LNG운반선 레브레사호. 한화오션 제공

[파이낸셜뉴스]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운임 쇼크'가 현실화됐다. LNG(액화천연가스)선 스팟(단발성) 요금은 일주일 만에 약 6배 급등했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스팟 요금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선사들은 선종(탱커·LNG·컨테이너)과 항로 노출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174K급 LNG선 스팟 요금은 2월 27일 3만5500달러/일에서 3월 6일 20만5000달러/일로 약 6배 급등했다. VLCC 스팟 운임은 사실상 사상 최고치로 평가됐다.

봉쇄 이전 일평균 약 150척이 통과하던 호르무즈가 봉쇄 이후 통과량이 90% 이상 급감했고, 페르시아만 내 3230척(글로벌 운항선 1129척)이 체류하며 총톤수 기준 글로벌 선복량의 약 2%, 원유탱커 선복량의 6%가 사실상 시장에서 잠긴 영향이다.

운임 급등이 단기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봉쇄가 길어지면 높은 레벨의 탱커·LNGC 운임 및 용선료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과거 컨테이너선에서 ‘병목발 운임 급등→신조 발주 사이클’이 재현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승한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높은 레벨의 원유탱커, LNGC 운임 및 용선료가 유지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후 기존 페르시아만을 통과하는 원유 수송 항로가 막히면서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연안 항구인 얀부항에서 원유를 선적해 아시아로 수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호르무즈를 우회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스트-웨스트 파이프라인은 자국 수요를 제외하면 약 5mbpd로 추정된다"면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이라크-터키 파이프라인을 합쳐도 7mbpd에 불과하다. 기존 호르무즈를 통해 운송되던 원유는 약 20mbpd다. 결과적으로 약 13mbpd가 병목에 걸리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QE)가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라스라판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의 가동을 중단한 것도 LNG 밸류체인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한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높은 노후선대 비중 및 잠재적인 친환경 교체 수요 기반의 원유탱커 시장에서도 새로운 대규모 발주 사이클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카타르 LNG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국가들이 미국 LNG 수입으로 전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톤-마일 증가 효과와 동시에 곧 북미 LNG 프로젝트들의 FID(최종투자결정) 가능성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북미 LNGC 대규모 물량 수주를 기다리고 있는 국내 조선 3사에게 수주 실적 및 선가 측면 모두에서 수혜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팬오션은 카타르에너지 장기계약 수행을 위한 친환경 LNG선 3척 명명식을 공지하며 프로젝트 수행을 공식화한 바 있다. 카타르 프로젝트는 KGL이 카타르에너지와 장기대선을 맺고 국내 선사들이 KGL과 다시 계약하는 ‘백투백’ 구조로 알려졌다. 운임 급등이 실적에 즉시 반영되기보다는 보험료·지연·대체항만 비용의 귀속과 재계약 단가가 핵심 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

현대LNG해운은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할수록 ‘추가 용선·재계약 단가’가 관전 포인트다. 2023년 LNGBV 1척·VLGC 5척 인도, 2024년 LNGC 7척 취항 등 LNG 전용선사로서 선대 확장 국면이 뚜렷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려해운 등 역내 정기선사는 호르무즈 직격 노출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무풍지대’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유가·보험료·환적 지연이 비용으로 전이될 수 있다.
중동발 비용 충격이 역내 네트워크로 확산될 경우 운항 계획과 비용 관리가 관건이 될 수 있다.

HMM은 호르무즈 인근 운항 선박을 두바이항에 정박시키는 등 대피 조치에 나섰고, 정부·업계도 위험구역 선박 대피와 함께 해협 내 항만 대신 대체 항만 하역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컨테이너는 운임보다 스케줄(정시성)과 보험·보안 비용이 손익에 먼저 반영되는 구조인 만큼, ‘대피=손익관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