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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 왜 휘발유값 급등 못피하나?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9 10:34

수정 2026.03.09 10:33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셸 주유소 모습.AP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셸 주유소 모습.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텍사스와 알래스카 등지에서 하루 13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쏟아내며 세계 최대 산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고유가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란 분쟁 시작 일주일 만에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3.8L)당 2.98달러에서 3.32달러로 급등했다. 불과 일주일 사이 약 38센트(12.7%)가 오른 셈이다. 특히 지난 3월 1일에서 2일 사이 기록된 11.9센트의 급등폭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 이후 최대라고 미즈호 증권은 분석했다.

8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는 미국이 에너지 강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폭등을 겪는 이유는 글로벌 에너지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원유는 전 세계 공급과 수요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글로벌 상품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에 의해 사실상 봉쇄되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의 라스타누라 정유소와 유조선들이 공격받으면서 국제 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지난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8% 오르며 지난 6일 배럴당 92달러를 돌파했다. 1985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지난주 28% 이상 오르며 94달러를 일시 넘었다가 후퇴했다.

미국내 도매 휘발유 선물 가격은 이란 전쟁 후 25% 이상 올랐다.

미국은 원유 생산량은 많지만, 미 정유 시설 대부분이 수십 년 전 '중질유' 처리에 맞게 설계되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셰일 층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대부분 '경질유'이기 때문에, 미국은 여전히 캐나다와 남미 등지에서 중질유를 대량 수입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많이 수입하면서 비록 중동 의존도는 낮아 '물리적' 공급 중단 위험은 덜하지만, 글로벌 가격이 오르면 미국 내 정유사들의 원가도 함께 상승한다.

전문가들은 브렌트유 가격이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경우, 휘발유 가격이 지금보다 갤런당 50센트 이상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가스버디(GasBuddy)의 석유 분석 이사 패트릭 데 한은 "이번 사태의 영향은 한 달 뒤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오늘부터 주유소 기름값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아디티야 사라스와트 중동·북아프리카 연구 소장도 "이번 사태의 여파는 데이터 센터부터 일반 소비자들로 확산되고 있으며, 결국 주유소 가격에서 높은 가격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