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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가격이 이게 맞아요?" 중동 리스크에 ‘가격 역전’…휘발유보다 더 비싼 이유는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9 09:59

수정 2026.03.09 09:59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93.3원으로 전날보다 3.9원 올랐다. 경유 가격은 리터당 1915.37원으로 집계됐다. 2026.03.08. xconfind@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93.3원으로 전날보다 3.9원 올랐다. 경유 가격은 리터당 1915.37원으로 집계됐다. 2026.03.08. xconfind@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 중인 가운데,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며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은 휘발유가 ℓ당 1897.65원, 경유가 1920.07원으로 경유가 22.42원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28일 전까지만 해도 휘발유가 경유보다 비쌌으나, 공습 이후 경유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며 휘발유를 앞질렀다.

물류·산업 직결된 수요 구조→가격 하방 경직성 강화

이는 경유 특유의 경직된 수요 구조와 국제 공급망의 취약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6일 뉴시스에 따르면, 정유 및 에너지 업계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대비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핵심 원인을 산업 현장의 필수재적 성격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휘발유는 주로 개인 승용차 연료로 소비되는 만큼, 가격 상승 시 운행량을 조절해 수요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경유는 대형 화물차와 건설 기계, 선박 등 물류 및 산업 전반의 핵심 동력원으로 쓰이기 때문에 경제 활동 유지를 위해 소비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공급 불안 시 가격 하방 경직성이 휘발유보다 훨씬 강하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생산 공정상의 제약도 경유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된다. 원유를 정제할 때 휘발유와 경유는 일정한 비율로 생산되는데, 특정 제품의 수요가 폭증한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생산 비중을 획기적으로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경유는 난방유인 등유와 성분이 흡사해 동절기나 환절기에는 난방 수요까지 겹치며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다. 여기에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론 등에 따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중동 및 아시아산 경유 수입을 늘리면서 전 세계적인 재고 부족 현상이 기폭제가 됐다. 이밖에도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시장의 수급 상황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100달러 뚫은 국제 유가…중동 리스크 장기화 불안

문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이러한 수급 불균형에 따른 경유의 상대적 고가 행진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그래픽] 국제유가 추이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걸프 지역 원유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면서 9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circlem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사진=연합 지면화상
[그래픽] 국제유가 추이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걸프 지역 원유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면서 9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circlem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사진=연합 지면화상

이날 국제 원유시장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오전 7시30분 기준 전장 대비 14.85% 오른 배럴당 107.54달러를 기록했으며, 한때 장중 111.24달러까지 치솟았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도 급등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같은 시각 배럴당 107.54달러로 14.85% 상승했다. 장중 고점은 111.04달러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공급망 충격이 유가를 계속 밀어올리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로, 중동 주요 산유국 수출의 대부분이 이 통로를 거친다.


이란이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대미 강경파’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최고지도자로 선출하면서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투자자 노트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이달 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