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정부, 농협 공금 유용·특혜성 대출까지 14건 수사의뢰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9 11:00

수정 2026.03.09 14:10

연합뉴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부합동 특별감사반은 9일 농협중앙회·자회사·회원조합 등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농협 공금 유용, 특혜성 대출·계약, 분식회계 등 위법소지가 큰 14건에 대해 수사의뢰 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적된 사항 96건(잠정)에 대해 농협이 상응하는 시정조치,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처분할 계획이다.

정부는 농협 비위 근절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정부합동 특별감사반을 구성해 지난 1월 26일부터 특별감사를 진행해 농협 핵심간부들의 위법과 전횡, 특혜성 대출·계약, 방만한 예산 집행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이같은 행위는 작동하지 않는 내부 통제장치와 금품에 취약한 선거제도와 무관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지난 2024~2025년 강호동 중앙회장은 농협재단 핵심간부를 통해 재단 사업비를 유용해 중앙회장 선거에 도움을 준 조합장·조합원·임직원 등에게 제공할 선물·답례품을 조달한 혐의, 중앙회 일부 부서로부터 기념품을 조달받아 조합장 등에 배포한 혐의가 있었다.

농협재단 핵심간부의 경우 재단 사업비와 포상금으로 개인 사택 가구류·사치품을 구매하는 등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가 있다. 정부는 중앙회장 관련 혐의 등 위법소지가 큰 6건에 대해서 수사의뢰 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사회의 조직개편 의결 미이행, 자의적 포상금 집행, 재단자금 운용 불투명 등 중앙회장의 독단적 조합운영 사례도 확인했다. 중앙회장과 임원들은 다른 협동조합과 비교해 최소 3배 이상 많은 퇴임공로금(퇴직금)을 받고 있으며, 기준보다 넓고 고가인 업무용 사택을 제공받고 있음을 확인했다.

정부는 중앙회가 농협경제지주의 요청으로 거액 신용대출을 부적절하게 취급하거나, 퇴직 임원이 재취업한 업체에 거액을 대출하는 등 특혜성 대출·투자 사례도 확인했다. 중앙회·자회사가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해 이익을 분여하고, 회사에는 손해를 발생시킨 혐의가 있는 특혜성 계약들도 존재했다.

국정감사, 언론 등에서 부패발생의 통로로 지속적으로 지적돼 온 농협의 수의계약과 관련해 사내전용 온라인샵(MRO샵)을 통해 수의계약 금지 규정을 우회하는 관행, 견적서 허위비교·검사조서 미작성 등 계약규정상의 절차조차 준수하지 않은 다수의 사례도 발견됐다.

연체된 대출 금리를 임의로 조정하고 대손충당금을 과소 설정하는 등 분식회계를 통해 조합의 부실한 재정을 은폐하고, 배당까지 실시해 조합의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킨 사례는 수사의뢰 할 계획이다. 채용·인사 과정에서의 부조리도 드러났다.
조합 간부가 면접관에게 특정 응시자 신상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채용에 부당하게 개입한 사례, 조합장이 직제 규정을 위반해 인사 배치하는 등 인사권 남용 사례가 확인됐다.

농협중앙회·자회사·회원조합 등에서 이러한 행위가 벌어진 데는 준법감시인과 감사위원회가 농협 내부인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핵심간부의 비리·전횡, 특혜성 대출·계약, 방만한 예산운영에 대한 실효적인 통제에 한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정부는 이번 특별감사와 농협개혁추진단 논의를 통해 근본적인 농협 개혁방안을 마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