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동/아프리카

세계 평화에 작은 대가?…"유가 급등 '퍼펙트 스톰' 상황 왔다"

뉴스1

입력 2026.03.09 14:23

수정 2026.03.09 14:23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넘어선 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열린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석유 제품에 최고 가격제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2026.3.9 ⓒ 뉴스1 최지환 기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넘어선 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열린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석유 제품에 최고 가격제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2026.3.9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9일로 열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유가 급등의 모든 조건이 갖춰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전쟁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공급 감소, 전쟁 장기화 우려, 시장 공포가 동시에 겹쳤다는 것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원자재·물류 데이터 제공 기업 케플러의 선임 석유 분석가 무위 쉬는 "유가 급등을 위한 '퍼펙트 스톰'의 모든 조건이 갖춰졌다. 분쟁이 2주 차로 접어들고 기업들이 장기적 공급 중단에 대비하면서 시장의 공포가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차질이 1~2주 더 지속된다면 유가는 배럴당 130~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27% 가까이 폭등, 배럴당 110달러마저 돌파했다.

호주 에너지 컨설팅·분석 회사 에너지퀘스트의 최고경영자(CEO) 릭 윌킨슨은 "트레이더들은 이제 전쟁이 오래 지속될 수 있고 빠르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래서 (가격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기업 IG의 시장 분석가 토니 시카모어는 "시장의 격렬한 반응은 중동 갈등에서 탈출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은 양측 모두 먼저 물러설 의지가 없는 고위험 대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강경 발언을 이어가며 때로는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압박을 통해 정권 내부 균열을 유도하거나 혁명수비대 내부에서 타협을 끌어내려는 의도"라고 봤다.

호주 증권사 MST 마퀴 에너지 리서치 책임자인 사울 카보닉은 "시장은 지난주 금요일까지 전쟁의 범위와 기간, 그리고 그에 따른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해 왔다. 이는 '양치기 소년'과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상승했지만 실제 공급 차질로 이어지지 않자 시장이 무뎌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존망을 건 이란 전쟁'은 지난 50년간 워게임으로만 다뤄졌던 에너지 위기 시나리오가 마침내 현실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카머어는 "그는 오늘 아침 유가 급등이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미국과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한 아주 작은 대가'라고 표현했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명확한 일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은행 OCBC 투자전략 총괄인 바수 메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의 선출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만큼, 그를 축출하거나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한 추가적인 군사적 확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은행 미즈호의 아시아 매크로 리서치 책임자인 비슈누 바라탄은 "아시아가 이번 유가 급등의 가장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며 피할 곳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일본과 한국이 크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7달러 수준이라면 상당한 경제적 고통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