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유가 천정부지에 블랙먼데이...코스피 5000선 수성 '빨간불'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9 16:36

수정 2026.03.09 18:56

[파이낸셜뉴스] 국내증시가 중동발 인플레이션 공포에 짓눌렸다. 국제유가가 거래일 하루만에 20달러 치솟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장중 5000선까지 밀리는 등 오일쇼크에 휩싸였다. 증권가는 이번 사태가 장기전으로 비화될 경우 단기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3.0p(5.96%) 급락한 5251.87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조1805억원, 1조5332억원 순매도로 지수하락을 주도한 반면, 개인 4조6255억원 순매수로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코스피는 쌍끌이 매도에 장중 8%이상 급락해 5096.19까지 떨어져 매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날 증시를 시퍼렇게 물들게 한 건 유가 급등이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등 3대 국제유가가 일제히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WTI는 장중 11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 유조선 운항이 중단된 데다 쿠웨이트 등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에 나서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고조된 영향이 컸다. 유가 급등은 전반적인 생산비용을 높이고 소비를 위축시켜 기업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쳐 증시 밸류에이션을 압박할 수 있다.

상황이 개선돼도 급등한 유가의 하락 속도가 더딜 경우 금리 인하 기대 약화로 주가 상승 모멘텀이 훼손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증시는 인공지능(AI) 중심의 실적 개선과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상승추세를 유지했지만 고유가 환경이 이어질 경우 이 같은 상승 시나리오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4~2025년에 걸쳐 연준이 금리를 낮출 수 있던 동력은 저유가"라며 "저유가의 제거는 주식시장에 전략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증권가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증시가 'V자'형 반등 보다는 추가적인 하단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W자'형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하는 등 전쟁이 한달이상 장기화하는 흐름이 확인되면 단기 저점이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지정학적 위기나 경제적 충격 발생시 코스피가 고점 대비 18~23% 수준의 조정을 보인 것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를 지난 26일 기록한 고점(6307.27)에 적용하면 코스피 하단은 약 4850~5170선이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선에 육박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1원 급등한 149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매도행진과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1500원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