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단독]대기업 자금 조달 투자위험요소에 '노란봉투법' 본격 등장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9 16:35

수정 2026.03.09 16:35

노란봉투법 유예 6개월간 투자설명서 분석
82개 코스피 상장사 중 12개가 직접 언급
"노란봉투법으로 기업 불확실성 커졌다"
파업 가능성 언급한 우회적 표현도 상당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법률) 시행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원청교섭 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법률) 시행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원청교섭 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이 10일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이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불안감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노란봉투법이 국무회의 문턱을 넘긴 뒤 6개월의 유예기간 동안 회사채 발행 또는 유상증자에 나선 주요 대기업들의 약 15%가 해당 법에 따른 파업 확대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스스로 경고하고 나섰다.

노조의 파업 가능성이라는 단어로 우회적으로 경고한 기업들까지 합치면 20% 이상의 대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노란봉투법에 따른 노조 리스크를 알린 것으로 나타나, 대외적으로 노란봉투법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이란 지적이다.

9일 파이낸셜뉴스가 노란봉투법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지난해 9월 2일 이후 이날까지 발행된 코스피 상장사 82개사의 투자설명서 93개를 분석한 결과, 12개 상장사(14.63%)가 13개의 투자설명서에서 '투자위험요소'로 노란봉투법을 적시했다.

지난해 연말 35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한 KBI동양철관은 투자설명서에 "최근 개정된 '노란봉투법' 영향으로 인해 회사의 법적·재무적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산업 정책 및 노사 환경 변화는 경영 안정성과 실적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KBI동양철관 외에도 KCC글라스, S-oil, CJ대한통운, 세아홀딩스, SK, 코오롱, 삼성중공업, 형지엘리트, 롯데리츠 등 12개 상장사 가운데 현대건설과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9월 초 투자설명서에선 노란봉투법을 투자위험요소로 제시했으나 올해 초 발표한 투자설명서에선 해당 내용을 삭제해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세아홀딩스는 지난해 11월 말과 올해 3월 발표한 투자설명서에서 모두 "노란봉투법에 따라 원청과 하청 간 노사관계 변화와 함께 파업 등 쟁의행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한화오션, 한화, HD현대중공업, 현대제철, CJ, 티엠씨 등 7개사는 노란봉투법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노동 쟁의 발생 가능성이나 노조 파업 사례 등을 열거하며 에둘러 해당 법에 따른 파업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많은 대기업이 자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노란봉투법을 직접 언급했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경제계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동안 중대재해처벌법을 투자위험 요소로 다뤄온 기업들 입장에선 부담 요인이 더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