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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1일 1회"… 5대 거래소 ‘장부·보유량 확인’ 제각각

임상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9 18:16

수정 2026.03.09 18:15

실제 보유량-장부상 수량 대조 점검
각 사마다 확인 주기·대응법 달라
사고 시 초동 대처능력 차이 우려
투자자 보호 위한 가이드라인 필요
"거래 속도에 지장 없어야" 의견도
"실시간" "1일 1회"… 5대 거래소 ‘장부·보유량 확인’ 제각각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실제 가상자산 보유량과 장부상 수량을 맞추는 '정합성 확인' 주기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시 초동 대처능력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원화마켓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각 사마다 정합성 확인 주기 및 방법이 달랐다.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곳은 1곳이었으며, 1일 1회만 점검하는 곳은 2곳이었다.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1일 1회 정기 점검까지 실시하는 곳은 2곳이다.



정합성 확인은 거래소가 실제 보유한 가상자산 수량과, 내부 장부(DB)에 기록된 수량이 맞는지 점검하는 절차다. 정합성이 어긋날 경우 비정상적 거래가 이뤄졌다고 볼 여지가 있다. 최근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 당시에도 장부상 62만개의 비트코인이 빠져 나갔다는 기록을 보고 사태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점검 주기를 최대한 짧게 하는 것이 사고 예방을 위한 핵심으로 꼽히지만, 실시간 모니터링을 도입하지 않은 곳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특히 거래소 별 상황은 유사했지만 대응방법은 제각각이었다. 실시간 모니터링을 도입하지 않은 A거래소는 '초과 보유'를 이유로 들었다. 회사가 보유한 가상자산이 장부상 수량보다 초과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보유량과 장부상 수량이 정확히 일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B거래소의 경우 초과 보유분에 대해서도 매년 분기별로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정기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불일치 수량을 점검하고 있었다.

또 실제 보유량과 장부상 수량을 '완전한 실시간'으로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5대 거래소의 공통된 답변이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가상자산 특성상 거래 이후 거래 기록을 확정하는 '컨펌'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완료할 때까지 최소 20초에서 최대 20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C거래소는 컨펌 완료 전까지 해당 자산을 '입금 대기' 상태로 분리 관리한 다음, 완료 이후 장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컨펌 시간에 얽매이지 않도록 했다.

현재 정합성 확인 관련 구체적 시행령이나 가이드라인은 없다. 공통적인 대응 가이드라인 수립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거래소 전반의 검증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이후 5대 거래소를 점검한 금융위원회는 "점검 결과를 토대로 보유 자산과 장부상 잔고 상시 검증 체계 도입을 검토·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 거래 속도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지열 한양대 교수는 "상시 검증 체계는 필요하지만, 거래(트랜잭션)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가상자산은 전 세계에서 24시간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트랜잭션 속도가 떨어지면 대외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재발 방지를 골자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는 강 의원도 발의자로 참여했다.
거래소가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과, 고객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각각 별도의 가상자산주소(온체인)에 분리 보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