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산업 연구를 주로 해 온 연구자가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개인적인 애호의 문제도 있겠으나 그만큼 영화라는 장르가 갖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장의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영화산업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러 가지 걱정스러운 지표가 있지만 극장 관객 수의 감소는 국내 영화산업이 처해 있는 위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표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에 2억2668만명의 최다 관객 수를 동원했던 국내 극장 산업은 2025년 기준 1억609만명의 관객 수를 기록해 2019년과 비교할 때 절반에 못 미치는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2025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이는 다소 회복 양상을 보이던 2023년(2023년 1억2514만명, 2024년 1억2313만명)부터 점진적으로 관객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더욱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슬프게도 명절이 한국영화의 대목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호시절은 지나갔다. 하지만 다행히 올 설 연휴 전에는 두편의 주목할 만한 작품이 개봉했다. '왕과 사는 남자'와 '휴민트'다. 왕과 사는 남자는 1100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하면서 2025년에 없었던 천만 영화의 부활을 만들었고, 2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둔 휴민트는 류승완 감독 팬층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연말에 개봉했던 '만약에 우리'는 2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멜로 장르로는 오랜만에 큰 성원을 받았다. 오는 7월에는 한국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인 700억원이 투입된 나홍진 감독의 연출작 '호프'가 개봉하고, '얼굴'로 2025년 극장가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던 연상호 감독의 '군체'도 상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던지는 작품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 작품들의 성공이 시사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은 여전히 한국영화를 '애정하는' 관객들이 건재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객층의 존재는 한국영화가 여전히 높은 투자 가치를 지닌 분야이며, 콘텐츠 강국 대한민국을 위해 반드시 건재해야 할 장르임을 보여준다. 2026년이 한국영화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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