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1100만 돌파
가족 행사된 명절 영화 관람 배경
쇼박스 연휴 직전 개봉전략 통해
전 연령대 관객층에 입소문 확산
100억대 제작비로 초대박 흥행
죽음앞둔 단종의 내면 서사 그려
"규모보다 스토리 경쟁력이 핵심"
가족 행사된 명절 영화 관람 배경
쇼박스 연휴 직전 개봉전략 통해
전 연령대 관객층에 입소문 확산
100억대 제작비로 초대박 흥행
죽음앞둔 단종의 내면 서사 그려
"규모보다 스토리 경쟁력이 핵심"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6일 역대 한국영화 가운데 25번째로 1000만 영화에 등극한 이 영화는 지난 주말 100만명을 더 모으며 개봉 33일째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이는 '파묘'(40일) '서울의 봄'(36일)보다 빠른 속도로, 당분간 별다른 경쟁작이 없어 '1300만'까지도 점치는 분위기다. 단종의 비극적 삶을 다룬 '왕사남'의 인기는 관광·출판업계로도 번졌다. 강원 영월군 장릉(단종의 무덤) 일원에는 지난 설 연휴부터 관광객 발걸음이 이어지며 두달 만에 영월 누적 방문객 수가 1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범죄도시 제작사·신생사 협업 '대박'
'왕사남'은 신생 영화사 온다웍스의 신선한 기획과 '범죄도시' 시리즈를 공동 제작한 비에이엔터테인먼트의 노련한 제작력이 시너지를 발휘한 성공 사례다. 코로나19 이후 '파묘'로 1000만 관객을 모은 쇼박스의 배급 전략도 적중했다.
온다웍스가 '박열' '리틀 포레스트'의 황선구 작가가 쓴 초고를 장항준 감독에게 제안하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온다웍스가 사실상 1인 회사여서 비에이가 제작에 합류했다. 비에이 장원석 대표는 장 감독과 1996년 영화 '박봉곤 가출사건'에서 각각 작가와 제작부 막내로 만나 인연을 이어왔다. 쇼박스 조수빈 홍보팀장은 '왕사남'에 대해 "시나리오가 읽기 쉬우면서도 매력이 있었던 점이 가장 컸다"며 "배우들의 조합도 좋았고 모처럼 이견없이 투자가 결정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는 제작 속도 면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3월 중순 크랭크인 이후 개봉까지 1년이 채 안 걸렸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 관람이 가능한 사극 장르라 설 연휴로 개봉을 확정했다. 하지만 경쟁작 대비 감독 등 티켓파워가 약해 1주일 앞당겼다. 그는 "연휴 직전은 통상 극장가 비수기지만 먼저 개봉해 입소문을 쌓은 뒤 관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CGV에 따르면 영화 '왕사남'의 연령대별 관람 비율은 40대가 27%로 가장 높았고, 30대 25%, 20대 21%, 50대 이상이 18% 순으로 나타났다.
CGV 황재현 전략지원담당은 "특정 세대에 치우치지 않고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관객이 분포한 것이 특징"이라며 "개봉 이후 관객들의 긍정적인 입소문이 확산되면서 관람층이 점차 넓어졌다"고 분석했다.
1000만 영화 '왕의 남자'를 홍보한 신유경 영화인 대표는 이번 '왕사남'의 흥행을 두고 "단순한 흥행을 넘어 하나의 현상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평했다. 그는 "관객이 단순히 영화를 소비한 것이 아니라, 영화가 건드린 정서와 감정에 집단적으로 반응한 경우"라며 "보통 영화 보고 바로 영월로 사람들이 몰려가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요즘 명절 극장가는 영화를 보러 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가족 행사 성격을 띠게 됐다. '왕사남'은 설 연휴 3대가 함께 선택하기에 가장 무난한 카드였다"고 분석했다.
■가족 관객, 콘텐츠 차별성 중요해져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콘텐츠의 차별성이 관객을 움직인 사례"라고 봤다. 그는 "최근 영화 시장에서는 제작비 규모나 감독·배우의 유명세보다 콘텐츠의 독창성과 스토리 경쟁력이 더 중요하다"며 "단종의 죽음이라는 결과만이 아니라 그 과정과 인간적인 면모를 새로운 시각에서 풀어낸 점이 관객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팬데믹 이후 연간 극장 관객 수가 1억명대로 반토막나며 관람 횟수도 연평균 2회로 감소했다"며 "예전 같았으면 1000만 영화가 1편 나오면 동시기 개봉한 다른 영화도 후광 효과를 입으나, 요즘은 그렇지 않다"며 코로나19 이후 콘텐츠 산업 전반의 양극화 현상을 언급했다. '왕사남'은 제작비 100억원대의 중상 규모 영화다. 이번 흥행을 계기로 중급 규모 영화 제작이 늘어날까. 이 관계자는 "예산 규모보다 얼마나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스토리를 갖고 있느냐가 흥행의 핵심 요소"라며 "결국 다양하고 독특한 IP를 가진 콘텐츠만이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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