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7년만에 최고
중동 전쟁과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장중 1500원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금융위기급으로 확대됐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9.1원 오른 달러당 149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499.2원까지 치솟으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가장 높다.
이날 환율은 16.6원 오른 1493원으로 출발했다. 오후 들어 유가와 달러인덱스 강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한때 1484.5원까지 하락했으나 주간거래 마감을 앞두고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원·달러 환율은 이란 전쟁 진행 상황에 따라 이번 주 1500원선을 다시 넘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일 야간거래에서는 환율이 1507원까지 올라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대를 기록한 바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 장기화 우려가 확산되면 고유가 장기화 리스크가 가시화될 수 있다"며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돼 달러화 추가 강세를 촉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유가가 추가 급등하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크지만, 정부의 시장개입 가능성 역시 높아 1500원 선에서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도 "환율이 달러당 149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상한선은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중동발 불안으로 환율과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한국은행도 시장 안정화 조치를 검토 중이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중동 상황 점검 TF' 회의에서 "금리와 원화 환율이 중동 리스크로 펀더멘털과 괴리돼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필요시 적절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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