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유가 100弗 돌파…환율 1500원 위협 [유가 100달러 시대]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9 18:39

수정 2026.03.09 18:56

美-이란전쟁 장기화 후폭풍
환율 16.6원 치솟은 1495.5원
인플레 공포에 코스피 5.9% ↓
"증시 단기저점 더 낮아질 수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교전이 열흘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9일 바레인 시트라섬의 바프코 정유공장에 대한 이란의 공격으로 원유 저장시설이 파괴되면서 연기와 함께 불길이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교전이 열흘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9일 바레인 시트라섬의 바프코 정유공장에 대한 이란의 공격으로 원유 저장시설이 파괴되면서 연기와 함께 불길이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중동발 인플레이션 공포에 짓눌렸다. 국제유가가 거래일 하루 만에 20달러 치솟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코스피가 장중 5000선까지 밀리는 등 오일쇼크에 휩싸였다. 증권가는 이번 사태가 장기전으로 비화될 경우 단기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3.0p(5.96%) 급락한 5251.87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조1805억원, 1조5332억원 순매도로 지수하락을 주도한 반면, 개인이 4조6255억원 순매수로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코스피는 쌍끌이 매도에 장중 8% 이상 급락, 5096.19까지 떨어져 매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날 증시를 시퍼렇게 물들게 한 건 유가 급등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 3대 국제유가가 일제히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WTI는 장중 11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나서 유조선 운항이 중단된 데다 쿠웨이트 등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에 나서면서 원유공급 차질 우려가 고조된 영향이 컸다. 유가 급등은 전반적 생산비용을 높이고 소비를 위축시켜 기업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쳐 증시 밸류에이션을 압박할 수 있다.

상황이 개선돼도 급등한 유가의 하락 속도가 더딜 경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약화로 주가 상승 모멘텀이 훼손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증시는 인공지능(AI) 중심의 실적개선과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상승 추세를 유지했지만 고유가 환경이 이어질 경우 이 같은 상승 시나리오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4~2025년에 걸쳐 연준이 금리를 낮출 수 있던 동력은 저유가"라며 "저유가의 제거는 주식시장에 전략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증권가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증시가 'V자'형 반등보다는 추가적인 하단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W자'형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선에 육박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1원 급등한 149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매도 행진과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1500원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