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인도)=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중동전쟁이 확산되면서 인도 증시가 급격한 매도세에 휩싸이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시작된 2월 28일 이후 인도 증시는 310조 루피(4991조 원) 자금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가격 급등과 외국인 자금 유출,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지수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인도 증시는 지난 9일 하루 동안 시가총액에서 12조7800억 루피(205조8858억 원)가 사라졌다.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봄베이 증권거래소 센섹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99.65포인트(2.91%) 하락한 7만6619.25를 기록했다.
시장 불안은 국제 유가 급등과 맞물려 있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일주일 새 25% 이상 상승해 한 때 배럴당 114달러(16만9518원)를 넘어섰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해상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원유 수요의 약 85%를 수입에 의존하는 인도는 유가상승이 물가와 경상수지,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위험 회피 심리 속에 매도에 나섰다. 최근 4거래일 동안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자들은 인도 증시에서 약 2261억5000만 루피(3조6432억 원)를 순유출하며 지난 2월 기록했던 대규모 자금 유입의 일부를 되돌렸다.
종목별로는 은행과 산업 관련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HDFC은행, ICICI은행, 인도국립은행은 각각 3~5% 하락했고 인프라 기업 라르센앤투브로도 약 5% 떨어졌다. 석유 판매 기업인 바라트 페트롤리엄, 힌두스탄 페트롤리엄, 인디언 오일은 유가상승에 따른 수익성 압박 우려로 8% 이상 급락했다.
항공사 운영사 인터글로브 에비에이션·인디고 항공 운영사는 항공유 가격 상승 우려로 7% 이상 하락했다.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인 BSE 중형주 지수와 BSE 소형주 지수도 각각 약 3% 하락했다. 반면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국방 지출 증가 기대가 커지면서 방산주는 최근 일주일 동안 약 6%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 흐름에 따라 당분간 인도 증시의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제 유가가 장기간 배럴당 100달러(14만8660원) 이상에서 유지될 경우 인도의 물가와 통화 가치, 재정 안정성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praghya@fnnews.com 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