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에 진입한 가운데 예측 시장에서는 올해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전쟁 발발 뒤 이란이 세계 석유, 천연가스 소비량의 20%가 드나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국제 유가는 9일(현지시간)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다. 간밤 전자거래에서는 배럴당 120달러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석유 공급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일반적인 수요 증가에 기인한 것과 달리 경제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류비, 생산 비용이 오르면서 물가는 뛰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성장은 후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 있다.
예측 시장에서는 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예측시장 칼시(Kalshi)에서 사람들은 올해 미 경기침체 확률이 34%를 웃도는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주 후반 25%를 밑돌던 것이 약 10%p 급등했다.
또 다른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도 그 확률은 31%로 나타났다.
칼시에서는 아울러 미 경기 침체가 이번 1분기 중에 일어날 확률이 11%로 나타났다.
경기침체를 판정하는 곳은 전미경제연구협회(NBER)이지만 일반적으로는 두 분기 연속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를 지칭한다.
대중 심리를 반영하는 예측시장의 이런 전망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JP모건은 이란 전쟁 이전에 이미 올해 미 경기침체 확률을 35%로 판단했다. 좀체 꺾이지 않는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고금리 유지 정책, 즉 금리 인하 중단이 올해 미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에 진입하면서 이런 우려는 증폭됐을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과 규제 완화가 관세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보였지만 유가 폭등으로 입장을 전환하고 있다. 골드만은 유가가 10% 오를 때마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28%p 상승하고, 100달러 이상 유가가 석 달을 지속하면 CPI는 3%를 돌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야데니 리서치 창업자 에드 야데니는 20%였던 경기침체 확률을 35%로 대폭 끌어올렸다.
야데니는 유가 폭등으로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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