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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들, 금리 인하 대신 인상으로 돌아서나…연준 인하 전망도 후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0 04:58

수정 2026.03.10 04:58

[파이낸셜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달 5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청사에서 집행이사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CB는 당초 올해 금리 인하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유가 폭등 여파로 지금은 최소 한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달 5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청사에서 집행이사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CB는 당초 올해 금리 인하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유가 폭등 여파로 지금은 최소 한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올해 유럽중앙은행(ECB)이 2024년 시작된 금리 인하 기조를 지속하는 대신 인상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가) 보도했다.

금리 동결도 아닌 인상 전망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핵 협상 와중에 이란을 전격 공격하면서 시작한 이란 전쟁이 결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란이 ‘전가의 보도’ 같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면서 국제 유가가 폭등하자 금리 인하 기조는 사라지고, 이제 인상 우려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CB는 올해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확률이 반반은 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지금은 최소 한차례 0.25%p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이 바뀌었다.



당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올해 2~3회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시장이 예상했지만 지금은 0.25%p씩 1~2회 인하로 기대가 후퇴했다.

중심에는 유가 폭등이 있다. 전날 전자거래에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유가가 이날 정규거래에서 G7(주요 7개국) 공조에 힘입어 100달러 밑에서 마감하기는 했지만 유가는 100달러에 바싹 다가섰다.

그러나 진정세가 오래 못 가고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픽텟 자산운용 거시리서치 책임자 프레데릭 뒤크로제는 “전 세계적인 위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채권 시장은 이날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아니라 150달러, 어쩌면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현실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중앙은행들은 대개 유가가 뛰는 경우 일단 지켜보는 것이 관례다. 상황을 면밀히 지켜본 뒤 행동에 나선다. 유가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끌어올리기는 하지만 구매력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장기적으로는 물가 압력이 완화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2022년 공급망 차질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제때 대응하지 않아 물가 상승세를 증폭시켰다는 비판을 받은 직후라 이번에는 서둘러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경제 고문이자 영국은행(BOE) 통화정책 위원 출신인 마이클 손더스는 “중앙은행들이 지난 수년의 경험으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에 좀 더 즉각적으로 반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더스는 “중앙은행들이 지난 번에 그랬던 것처럼 2차 효과가 발현되기를 기다리는 대신 이번에는 2차 효과가 나타날 것을 상정하고 금리를 올리거나, 인하 강도를 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와프 시장 흐름으로 보면 ECB가 올해 최소 0.25%p, 캐나다은행(BOC)도 인하 전망 대신 0.25%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스위스국립은행(SNB)도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마이너스(-) 금리 전망이 거론됐지만 지금은 0.25%p 인상으로 기울고 있다.

영국은행(BOE)은 이날 오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베팅이 몰리기도 했다.
유가 상승폭이 좁혀지면서 인상 베팅이 줄기는 했지만 기존의 ‘2회 인하’ 전망은 사라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