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천세관, '시세차익 100억대' 담배 밀수출 일당 검거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0 11:23

수정 2026.03.10 11:23

전국 단위 물량 매집, 3단계 위장 배송까지 ··· 세관 정밀 수사에 덜미
인천본부세관이 적발한 해외 밀수출용 담배.
인천본부세관이 적발한 해외 밀수출용 담배.
[파이낸셜뉴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국내외 담배가격 차이를 악용해 대량의 담배를 밀수출한 총책 A씨(30대) 등 일당 11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에서 유통 중인 정품 담배와 해외에서 밀수입된 위조 담배를 대량 매집한 뒤, 이를 호주·뉴질랜드 등 한국보다 담배가격이 비싼 국가로 밀수출해 10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총책 A씨는 과거 호주에서 여행 가이드로 근무한 경험을 통해 현지 담배가격이 국내의 8~9배 수준에 이른다는 점을 인지하고, 국내 담배가격과의 시세차익을 노린 조직적 밀수출을 계획했다.

국내 담배가격은 한 갑당 4500원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약 1만2000원)의 절반 이하이며, 호주(약 4만1000원), 뉴질랜드(약 3만2000원), 영국(약 2만5000원) 등 담배가격 상위 국가와는 최대 9배에 달하는 가격 차이가 난다.

A씨 일당은 이러한 가격 격차를 악용, 지난 2024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1년간 담배 90만갑(시가 30억원)을 국내에서 매집한 뒤 이를 특송화물로 위장해 해외로 밀수출, 현지에서 3~5배의 가격으로 판매, 100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조사결과, 이들은 국내 유통망을 조직적으로 활용, 대량의 판매 물량을 확보했다. 전국 편의점 점주 등 모집책을 상대로 담배 보루당 4000원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대량 구매를 유도해 서울·수도권은 물론 전라·경상권 등 전국 각지에서 담배를 매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오픈 채팅방을 통해 알게 된 밀수 담배 유통책 B씨(남40대) 등으로부터 해외 밀수입 위조 담배 등을 확보해 수출 물량에 혼합하는 방식으로 범행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확보한 담배는 은박지로 감싼 뒤 아크릴 상자 내부에 숨기고 나사로 봉인, X-레이(Ray) 검색기 및 세관 검사 회피를 시도했다. 또한 대포폰과 가명을 사용한 다단계 배송 체계를 구축, 고속버스를 이용한 지역 간 수송을 통해 일반 택배 기사에 전달한 뒤 국제 특송 업체에 인계하는 등 복잡한 물류 흐름 체계를 갖췄다. 특히 배송 과정에서는 다수의 배송 기사에게 배송 지시를 하고, 지인을 통해 ATM으로 배송비를 현금 입금하는 등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 시도했다.

인천세관은 뉴질랜드행 의심 특송화물 정보를 입수한 것을 계기로 수사에 착수, 18개월에 걸친 집중 수사를 통해 범행 전모를 밝혀냈다.
수사팀은 차량 이동 경로별 폐쇄회로(CC)TV 역추적, 통신내역 분석, 압수수색, 잠복 등 전방위 수사를 통해 대구에 거주 중인 총책 A씨를 특정하고, 공범 전원의 범행 구조를 파악했다. 또한, 호주·뉴질랜드 관세 당국과의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현지 반입 단계에서 말보로 담배 850보루를 압수하는 한편, 총책 A씨의 과거 현지 담배 밀수 적발 이력까지 확보했다.


장춘호 인천본부세관 조사총괄과장은 "이번 사건은 국가 간 담배가격 격차와 국제특송 물류망을 악용한 초국가 범죄를 적발한 것"이라면서 "단순 국경단계 차단을 넘어 국내 유통단계까지 추적·단속한 종합 수사의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