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노화·비만에도 잘 작동하는 mRNA 플랫폼 개발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0 10:07

수정 2026.03.10 10:06

다중 바이오 빅데이터 분석 기반 mRNA 의약품 설계(AI생성 이미지). KAIST 제공
다중 바이오 빅데이터 분석 기반 mRNA 의약품 설계(AI생성 이미지). KA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mRNA 백신은 차세대 의약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mRNA 의약품은 세포가 특정 단백질을 만들도록 유전 정보를 전달해 치료 효과를 내는 방식이지만, 고령층이나 비만 환자에서는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제기돼 왔다. 한국 연구진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료 단백질 생성 효율을 높이는 mRNA 핵심 구간을 새롭게 설계해, 노화·비만 환경에서도 효과가 유지되는 차세대 mRNA 플랫폼을 개발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이영석 교수와 가톨릭대학교 남재환 교수 공동연구팀이 mRNA의 핵심 조절 영역인 ‘5′ 비번역 영역(5′ untranslated region, 5′UTR)’ 서열을 정밀 설계한 새로운 mRNA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방대한 생물정보학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세포 환경에서도 단백질이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지도록 하는 5′UTR 서열을 찾아냈다.

이를 적용한 결과, 노화·비만 전임상 모델에서도 단백질 생성과 면역 반응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mRNA는 긴 단일 가닥 RNA 분자로,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드는 생산 설계도다. mRNA는 단백질 생산을 시작하고 속도를 조절하는 5′UTR, 특정 단백질 정보를 담고 있는 단백질 암호화 영역(coding sequence, CDS), mRNA가 세포 안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돕는 3′ 비번역 영역(3′UTR), 그리고 안정성을 높여 단백질 생산을 돕는 poly(A) 꼬리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5′UTR과 3′UTR은 단백질의 종류를 결정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단백질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만들어지는지를 조절하는 중요한 구간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이 두 영역들은 백신이나 치료제 등 다양한 mRNA 의약품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핵심 바이오공학 플랫폼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여러 조직과 세포 환경에서 단백질 생산 능력이 뛰어난 5′UTR 서열을 찾기 위해 대규모 바이오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 활성도를 분석하는 대규모 조직 전사체 분석(RNA-seq), 개별 세포 수준의 유전자 발현을 확인하는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scRNA-seq), 실제 단백질 생성 효율을 측정하는 리보솜 프로파일링(Ribo-seq) 등 다양한 분석 기법을 활용했다.

새롭게 설계한 mRNA 치료제를 노화·비만 전임상 모델에 적용한 결과,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생산력과 면역 반응이 기존보다 크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mRNA 백신뿐만 아니라, 유전자 치료제, 면역 치료제 등 다양한 바이오의약 기술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대학교 윤수빈 박사와 KAIST 조형곤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세포 치료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몰레큘러 테라피(Molecular Therapy, IF=12.0)’에 1월 2일 온라인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