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전쟁 출구 찾는 트럼프…러·중·유럽 중재 속 유가 하락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0 11:29

수정 2026.03.10 11:2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도럴의 골프 리조트인 트럼프 내셔널 마이애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도럴의 골프 리조트인 트럼프 내셔널 마이애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 서울=이병철 특파원 박종원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조기 승리 선언 등을 통해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란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9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갖고 이란전 종식을 제안했다. 중국과 프랑스, 튀르키예 등도 이란과 접촉에 나서면서 전쟁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건 (미국이 아닌) 우리"라며 강경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국제사회의 종전 논의가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는 하락하고 미국 증시는 상승했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트럼프 "전쟁 곧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도랄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 전쟁과 관련해 "곧 끝날 것(It's going to be ended soon)"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군사작전 종료 시점에 대해 "매우 곧"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전쟁이 끝나면 세계는 훨씬 더 안전해질 것"이라며 "꽤 빨리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안에 끝나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성공으로 선언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미국은 더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다시 공격이 시작된다면 그들은 훨씬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로 열흘째 이어진 대이란 군사작전 성과에 대해 이란 함정 51척을 격침했으며 미사일 시설 등 5000개 이상의 표적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부터 드론 제조시설에 대한 공격도 시작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차기 이란 지도자와 관련해 "평화를 이룰 새로운 수장을 세워야 한다"면서도 이란 정부가 차기 최고지도자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실망했다"고 말했다.

러·중·유럽 중재 움직임

국제사회의 본격적인 중재도 시작됐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유리 우샤코프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우샤코프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통화에서 "이란 사태의 신속한 정치적·외교적 해결을 위한 몇 가지 고려 사항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푸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한 내용에는 "페르시아만 국가 지도자들과의 접촉,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그리고 여러 국가 지도자들과의 회담"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현재 이란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맺고 있다.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과 프랑스, 튀르키예도 움직이고 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이란 국영 TV를 통해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가 휴전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는 적대 행위 중단을 목표로 중동 국가들과 유럽연합(EU)이 참여하는 외교 연합 구성을 촉구했다.

이란 "전쟁 끝낼지 우리가 결정"


이란은 국제사회의 중재 움직임을 언급하면서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곧 끝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자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단 1리터의 석유도 이 지역 밖으로 반출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전쟁의 종결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라고 주장했다.

혁명수비대는 앞서 이란 국영 언론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 외교관을 자국 영토에서 추방하는 어떤 유럽·아랍 국가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유와 권한을 얻게 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유가 하락·증시 상승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 이후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국제 유가는 안정세를 보였고 미국 증시는 상승했다. 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완화된 것이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모두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지난 6일 종가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통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말 발표된 NBC 뉴스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62%가 트럼프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및 생활비 대응 방식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1년 전 55%보다 높아진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 안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막판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39.25p(0.50%) 오른 4만7740.8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55.97p(0.83%) 상승한 6795.99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308.27p(1.38%) 급등해 2만2965.95로 올라섰다.


투자 심리도 크게 안정됐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3.99p(13.53%) 급락한 25.50을 기록했다.
아직 심리적 저항선인 20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투자자들의 비관론은 빠르게 완화됐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