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호텔업계에서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고 사업 확장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위탁운영'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 선두인 호텔롯데도 운영 전담 자회사를 설립하며 위탁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최근 호텔 운영 전담 자회사 '롯데HM(Hospitality Management)'을 설립했다. 자산 경량화 전략에 맞춰 위탁운영 호텔을 확대하는 한편, 전문 조직을 통해 서비스 품질과 운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호텔롯데는 현재 국내 '롯데호텔앤리조트 김해', 'L7 충장 바이 롯데호텔' 등 2곳과 해외 '롯데시티호텔 타슈켄트 팰리스', '롯데호텔 양곤' 등 총 5개 호텔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롯데HM 초대 대표이사에는 이종환 전 롯데호텔 글로벌본부장이 선임됐다. 이 대표는 롯데호텔에서 기획과 신사업 전략을 담당해 온 호텔 사업 전략 전문가다.
향후 호텔롯데의 숙박·레저 사업부문인 롯데호텔앤리조트는 브랜드 전략과 자산 관리에 집중하고, 롯데HM은 인력 운영과 시스템 구축, 마케팅 등 호텔 운영 전반을 맡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리한다. 호텔 자산을 보유한 파트너사는 롯데HM을 통해 롯데호텔앤리조트의 브랜드와 글로벌 네트워크, 구매·운영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
롯데HM은 이달 리브랜딩되는 'L7 광명' 운영을 시작으로 위탁운영 호텔을 확대할 계획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자회사 설립을 통해 운영 전문성을 강화하고, 호텔롯데는 보유 자산 관리와 브랜드 전략에 집중하는 한편, 롯데HM이 호텔 운영을 전담함으로써 위탁운영 확대를 보다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텔업계에서는 위탁운영 모델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호텔 건물과 토지를 보유한 오너사가 투자와 자산 관리를 맡고 호텔 브랜드 기업은 운영만 담당하는 방식이다. 토지 매입과 건설·인테리어 등에 드는 대규모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호텔신라는 2013년 자회사 신라HM(옛 신라스테이)을 설립하고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를 출범해 현재 전국 16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후 휴양형 호텔 브랜드 '신라모노그램'을 선보이며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마티에 오시리아'와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등을 직접 위탁 운영하고 있다. 파르나스호텔도 '인스케이프 양양 바이 파르나스' 등 위탁운영 호텔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 건설에는 수 천억원의 투자와 긴 회수 기간이 필요한 만큼, 최근 호텔 브랜드 기업들은 직접 자산을 보유하기보다 위탁운영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적극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호텔업계는 초고령 사회 진입에 따라 시니어 주거 서비스 사업에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이미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오는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4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HM 정관의 사업 목적에도 시니어 사업 관련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롯데HM이 향후 시니어 레지던스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호텔신라도 지난해 3월 정관상 사업 목적에 노인 주거·여가복지시설 설치 및 운영사업, 종합휴양업, 콘도미니엄 분양 및 운영업 등을 추가했다.
다만, 호텔롯데 관계자는 "호스피탈리티 산업이라는 큰 틀 안에서 시니어 분야가 포함될 수 있어 정관상 목적에 기재된 것일 뿐"이라며 "롯데HM 설립 취지는 L7 광명 등 신규 위탁호텔 확대를 위한 운영 전문사를 두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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