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제 이번주 시행할듯
정부, 30년 만에 석유가격 통제
정유사 손실 보전·매점매석 고시
국세청, 불법 유류 유통업체 점검
정부가 국제유가를 기준으로 정유사 공급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방식의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를 이번 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MOPS)을 기준으로 일정 마진을 더해 정유사가 팔 수 있는 최고가격을 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제도가 시행되면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약 30년 만에 정부가 석유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조치가 된다.
정부, 30년 만에 석유가격 통제
정유사 손실 보전·매점매석 고시
국세청, 불법 유류 유통업체 점검
10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 도입을 위한 고시 제정 절차에 착수하고 세부 설계를 진행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주 내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검토 중인 방식은 최근 몇 주간의 싱가포르 현물 가격 평균에 환율과 일정 마진을 반영해 정유사가 판매할 수 있는 공급가 상한을 정하는 구조다. 국제 가격 변동을 반영하면서도 국내 유통 과정에서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정부가 주유소 판매가가 아닌 정유사 공급가를 통제 대상으로 삼은 점도 특징이다. 전국 주유소는 직영·자영·알뜰주유소 등 형태가 다양하고 지역별 비용 차이가 커 판매가격을 직접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가격 형성의 출발점인 정유사 공급가에 상한을 두어 주유소의 원가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방식이 현실적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최고가격을 2주 단위로 조정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기본적으로 2주 주기로 설계하려고 한다"며 "첫 번째 최고가격은 현재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격 통제에 따른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한 보완책도 마련된다. 정부는 '매점매석 고시'를 통해 정유사가 일정 비율 이상의 물량을 국내 시장에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격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물량을 비축하거나 수출로 돌리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최고가격 지정제 시행으로 정유사가 입게 될 손실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전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3조에는 가격 통제로 발생한 사업자의 손실을 국가가 보전할 수 있다는 규정이 포함돼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격에 상한을 두는 방식이 실제 유가 안정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공급 단계에서 가격이 묶일 경우 주유소 판매가격 상승 속도도 일정 부분 억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격 통제가 장기화할 경우 공급 위축이나 시장 왜곡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유류시장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국세청은 이날부터 전국 7개 지방국세청과 133개 세무서 인력 약 300명을 투입해 불법유류 유통업체에 대한 현장 점검에 착수했다. 점검 대상은 △석유류 무자료 거래 △위장·가공 거래 △고가 판매 후 매출 축소 신고 등이다. 국세청은 가짜석유 제조·유통이나 면세유 부당 유출 등도 집중 점검하고 세금 탈루가 확인될 경우 즉시 세무조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aber@fnnews.com 박지영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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