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우려에 '인하 기조' 흔들
유럽, 동결 건너뛰고 인상 움직임
일본도 6월까지 인상 전망에 무게
전문가 "2022년 공급망사태 교훈"
시기 놓칠까 서둘러 대응 나설듯
유럽, 동결 건너뛰고 인상 움직임
일본도 6월까지 인상 전망에 무게
전문가 "2022년 공급망사태 교훈"
시기 놓칠까 서둘러 대응 나설듯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카드와 주변국 유전 공격 등으로 국제유가가 폭등하자 금리 인하 기조는 사라지고, 인상 우려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리 동결도 아닌 인상 전망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ECB는 올해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확률이 반반은 된다는 전망이었다.
스와프 시장 흐름으로 보면 캐나다은행(BOC)도 인하 전망 대신 0.25%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몇 달 전만 해도 마이너스 금리 전망이 거론됐던 스위스국립은행(SNB)도 지금은 0.25%p 인상으로 기울고 있다. 영국은행(BOE)의 기존 '2회 인하' 전망도 사라졌다.
일본은행(BOJ)도 물가 안정을 우선하며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9일 기준 익일물 금리 스와프(OIS) 시장에서는 6월 통화정책회의까지 BOJ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84%로 반영했다. 또 BOJ가 더 이상 경기 하방 위험이 나타나면 금리를 즉각 인하하는 '온건한 중앙은행'의 모습을 유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최근 보고서는 "원유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BOJ 등은 경기 대응보다 중장기 물가 안정에 더 큰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BOJ는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금리 인상 기조의 중심에는 유가 폭등이 있다. 전날 전자거래에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유가가 이날 정규거래에서 주요 7개국(G7) 공조에 힘입어 100달러 밑에서 마감하기는 했지만 불안한 상황이다. 특히 진정세가 오래 못 가고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픽텟자산운용 거시리서치 책임자인 프레데릭 뒤크로제는 "전 세계적인 위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채권 시장은 이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아니라 150달러, 어쩌면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현실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중앙은행들은 유가가 뛰는 경우 일단 지켜보는 것이 관례다. 상황을 면밀히 지켜본 뒤 행동에 나선다. 유가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끌어올리기는 하지만 구매력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장기적으로는 물가 압력이 완화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2022년 공급망 차질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제때 대응하지 않아 물가 상승세를 증폭시켰다는 비판을 받은 직후라 이번에는 서둘러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경제고문이자 BOE 통화정책 위원 출신인 마이클 손더스는 "중앙은행들이 지난 수년의 경험으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에 좀 더 즉각적으로 반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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